올겨울 예상치 못하게 A·B형 두 가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예방접종 중요성이 부각됐다. 기자는 일찌감치 예방주사를 맞았다. 시간을 들여 예방주사를 맞으러 가면서도 굳이 접종이 필요할까 생각하면서도, 독감으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역시 예방주사를 맞는 게 낫겠다 싶었다. 주사는 맞을 때 따끔했지만 효과는 대단하다. 올겨울 감기 한 번 앓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밀양에서 화재로 39명이 숨지고 151명(중상 8명, 경상 143명)이 다쳤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에서도 66명(29명 사망, 37명 부상) 사상자가 발생했다.

참사에서는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불법 증축과 허술한 소방점검제도, 소방설비 등이 밝혀졌다. 밀양시는 불법증축을 적발했지만 '고치라'는 명령 대신 법과 관행에 따라 이행강제금만 받고 있었다. 자꾸 면역력이 떨어졌던 셈이다. 병원 이사장은 26일 브리핑 당시 "다음 주에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고 했다"고 했지만 실제 공사 발주 계획서나 계약서 등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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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대처와 수습이 빠르다고 해도 당국은 사고를 방치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이를 바라보는 시민이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예방주사를 위한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경남만 해도, 밀양 참사에서 문제가 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에서 '따끔' 할 준비를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던 캐치프레이즈를 지켜야 한다. 참사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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