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살수로 화재 초기 진화 큰 역할…비상벨 연동돼 대응 빨라
190명(사망 39명)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점이다.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려졌을까.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셔둔 김모(54·창원 구암동) 씨는 밀양 화재 참사를 지켜보며 걱정이 생겼다. 김 씨는 "어머니가 계신 요양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 씨 외에도 밀양 화재 참사 이후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시민이 늘었다.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압에서 빠질 수 없는 장치다. 스프링클러는 평소 대략 70도 전후 녹는 합금 마개로 막혀 있다가, 불이 나 마개가 녹으면 1차적으로 가압수를 쏟아낸다. 이어 각 층의 유수검지장치가 감지해 2차로 가압수 펌프를 작동해 물을 뿜는다. 가압수 펌프가 작동하면서 화재경보장치가 연동해 건물 내 비상벨을 작동하고, 화재속보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면 자동으로 인근 소방서에 연락한다.
지난 7일 오후 4시 20분께 대구시 중리동 대구의료원 신관 6층에 불이 났다. 이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병원 직원들이 옥내 소화설비로 자체 진화해 10여 분 만에 불을 끄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11월 수원시 한 산후조리원에서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불이 꺼졌다.
창원에서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8시 56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노래방에서 불이 났지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자체 진화됐다. 앞서 4월 6일 오전 1시에도 의창구 봉곡동 한 노래연습장냉·온수기에서 합선으로 불이 났지만 스프링클러가 불을 껐다.
업계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은 면적과 건물 구조에 따라 차이가 커 구체적인 액수를 가늠하기 힘들다.
경남지역에 등록된 소방 관련 민간업체는 모두 482곳이다. 소방업체는 설계업, 공사업, 감리업, 관리업, 방염업 등으로 구분되는데, 한 업체에서 여러 면허를 동시에 취득한 경우가 많아 실제 업체 수는 적을 수 있다.
창원소방본부 예방대응과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 화재 초기 진압과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자재가 타는 것을 막아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소방업체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있으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설치할 때 보면 복도나 창고에 가연성 물질을 쌓아둔 게 많다. 이런 것부터 똑바로 점검해서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