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8096명, 학생·어린이도 조문 행렬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닷새째를 맞은 30일에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문화체육회관에는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분향소 설치 후 지금까지 방문한 조문객은 30일 오후 6시 기준 8096명이다.

분향소에는 평일 출근시간을 쪼개 조문하러온 이들과 점심시간과 퇴근길에 잠깐씩 짬을 내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가족끼리, 혹은 회사 동료끼리 분향소를 찾았다. 혼자 분향소를 찾는 학생들도 있었고, 밀양 삼랑진읍 원광어린이집 원생 15명은 선생님 손을 잡고 조문을 한 뒤 절을 올리기도 했다.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 분향에 다소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오후 5시 분향소를 찾은 김수영 씨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큰 참사라는 생각이 들어 찾게 됐다. 뉴스를 보니 안타까운 사연도 여럿 있던데 어떤 위로의 말을 해도 이분들에게 위로가 될 지 모르겠다. 그저 국민 중 한 명이 아픔을 함께한다고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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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삼랑진원광어린이집 원생 15명이 세종병원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분향소를 찾은 이영진 씨는 “지난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유족이 된다는 게 큰 아픔이란걸 느끼고 있다. 유족들이 힘내셨으면 좋겠다”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조문을 온 한 고등학생은 “직접적으로 아는 분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동네에서 사고가 나서 몇 번 마주쳤던 할머니들이 보인다”며 “부모님 지인들도 있고, 평소 집 앞이어서 세종병원을 자주 지나치곤 했는데 큰 사고가 난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조문객도 “불과 이 주 전 할아버지께서 세종병원에서 퇴원하셨는데 할아버지의 상실감이 상당히 크시다”면서 “31일에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밀양 시내 곳곳은 추모 현수막이 걸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이 됐다. 평소 같으면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가득해야 할 상점가도 최대한 음악소리를 줄이고 추모분위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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