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산청서 박 감독 형과 생활, 베트남 U-23 축구팀 활약 '흐뭇'
보고 싶은 얼굴 설에 꼭 봤으면…

"우리 막내아들이 무척 대견하다. 보고 싶은 마음이 하해와 같다."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의 어머니인 박순정(96) 여사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박 여사는 29일 그가 생활하고 있는 산청군 산청읍 소재 노인복지센터를 찾은 허기도 군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박 감독의 노모는 얼마 전부터 몸이 불편해져 낮에는 복지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저녁에는 집에서 지낸다. 박 여사의 곁은 생초면 어서리에서 같이 살고 있는 박 감독의 셋째 형 삼서(66) 씨가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박 감독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막내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어머니는 막내아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리워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한다.

베트남 U-23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어머니 박순정 여사가 박 감독의 선전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청군

박 여사는 베트남에서 축구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박 감독에 대해 대견해하며 무척 보고싶다고 말했다.

형 삼서 씨는 "동생이 워낙 바쁘다 보니 설이나 돼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가 자꾸 '막내가 있는 베트남에 가자'고 하셔서 난감하기도 하지만 동생 얘기를 하면 정신이 좀 맑아지시는 것 같아 좋기도 하다"며 "우승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니 만큼 미련은 털어버리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게 어머니께 효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서 씨는 "오는 설에는 동생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U-23 대표팀을 맡고 있으며 지난 27일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대회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분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베트남이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데 대해 환호하고 있으며,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3급 노동훈장을 주기로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