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그 천인공노할 거짓말의 상황을 사실적 접근에서 드라마틱한 순간까지 배우와 함께 호흡하는 카메라 워킹으로 되살려 담아낸 영화 <1987>! 그 영화에서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대사로 뜬 대학생 역할의 연희(김태리)는 허구적 인물이면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 게 심기를 거슬리게 한 건지는 몰라도 정영훈 한국여성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22일 자) 기고문 <1987년을 열었던 남영동 첫 시위>에서 그해 2월 22일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 30명 가까운 여성들이 모여 두려움에 떨며 감연히 시위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상주' 뜻의 삼베 수건을 쓰고 "박종철은 시대의 아들이다" "박종철을 살려내라"며 외치다 경찰에 일부 연행되면서도 시위를 계속했다 합니다. 그 6월항쟁의 불을 붙인 '불씨'의 기록이 어디에도 없다며 '삭제된 여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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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총구에다 꽃 꽂기

시작한 것도 여성인데

그 꽃이 왜 사소해졌나

답해야 함은 뉘 몫인가

시대를

일깨운 항쟁 여성들

그들 역사 고리를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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