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관련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의 대응은 매우 민첩했다.

사고 직후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을 비롯한 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 당직자를 중심으로 사고대책반을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추가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한 현장 활동을 펼쳤다.

엄 의원과 도·시의원 등 30여 명이 현장에 급파돼 현황을 살피고 사고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를 위한 지원책을 고민했다.

사고 당일인 26일 홍준표 대표의 밀양 방문을 타진해 시민 슬픔을 달래는 데 전직 도백이 힘이 돼주는 모습도 보이려 애썼다.

일정상 홍 대표 대신 김성태 원내대표가 먼저 밀양을 찾아 어느 정도 구색을 갖췄다. 정권은 빼앗겼지만 지역 제1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도당 노력은 당 지도부 '입방정' 탓에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김 원내대표는 사고 수습이 완전히 끝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북한', '현송월'로 시작해 '정치 보복', '쇼통', '내각 총사퇴'로 이어지는 현란한 혀 놀림을 선보였다.

이튿날 27일 방문한 홍준표 대표는 '꼼수 사퇴'로 도정 공백을 낳은 제 허물은 덮은 채 '이낙연 총리 책임론',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 파면'을 운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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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긴 시민들도 잊은 채 '정치 보복', '눈물 쇼', 심지어 '설날 전 대화재설'을 언급해 전 국민적 분노를 샀다.

이 탓에 도당 차원에서 한 '사고 수습 및 피해 지원 대책회의'는 그 내용이 흠잡을 데 없음에도 주목받지 못했다.

당 지도부의 입방정이 도당으로서는 원망스러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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