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유럽의 한 선사에 반잠수식 시추설비 1척을 약 5억 달러에 매각한다고 29일 공시했다.

시추설비는 2013년 6월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7억 2000만 달러에 수주해 선수금 30%(2억 1500만 달러)를 받고 건조에 착수했다. 그러나 선사의 잦은 설계 변경과 과도한 요구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스테나에 공정 지연에 따른 공기 연장 요구와 관련 비용을 청구했다. 반면 스테나는 납기 불이행을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선수금(30%)에 대한 중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중재는 스테나의 선수금 등 반환 요구에 따른 것이며, 삼성중공업은 중재에 대비해 2016년 2분기 실적에 예상 손실 1954억 원을 회계 처리했다.

삼성중공업은 중재 절차와는 별개로 이 시추설비를 시장에 매각, 잔금 70%(5억 달러)를 회수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서 건조대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매각하는 시추시설은 올 연말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선주사들이 최신형 시추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남아 있는 시추선 인도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