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참사 유족대책위원회 구성, 현재 25명 요구안 논의 중
방지책 촉구 최우선 과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유족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번 밀양 참사로 목숨을 잃은 39가족 중 일부 유족들이 대책위원회 구성에 원론적으로 합의하면서 출범을 알렸다. 아직 명확한 요구사항이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제2의 세종병원'과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는 방지책 촉구가 최우선이다. 다만, 아직 누가 대표를 맡을지, 대표단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고 김삼석(90) 씨의 손자 손민수 씨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28일 모였던 일부 유족들이 대책위 구성의 필요성에 합의했다. 아직 많은 유족이 아픔을 극복하지 못해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할지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책위를 구성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손 씨는 아직 대책위원회에 모든 유족이 합류한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현재 대책위에는 29일 장례를 치른 가족과 부산, 김해, 창원 등에서 빈소를 마련한 유족들 중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곳도 있다.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나흘째인 29일에도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또 가족회의를 거쳐 대책위에 참가할지 여부를 의논하는 가족들도 있는 상황이라 현재 25명 유족대표만 참석한 상태다.

이들 25명은 단체채팅방을 운영하며 앞으로 운영계획이나 향후 일정 등을 공유해나갈 계획이다.

손 씨는 "유족대책위가 할 일은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상문제는 작은 부분이다. 오히려 이런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두 번 다시 초래하지 않는 방지책 마련에 더 힘을 써야 한다"며 "유족 힘이 부족하다면 시민단체와 협의해 '제2의 세종병원'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신경 쓰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참사가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이자 인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손 씨는 "공무원에게 모든 일을 맡길 수는 없다. 사고 발화지점과 원인 규명이 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무원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단 생각이 들었다"며 "합동분향소 운영도 좋고, 정치인들의 위로도 좋지만 정작 유가족에 대한 위로는 와 닿지 않았다"고 했다.

손 씨는 대책위원회 대표단 구성에 대해서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 대표단을 맡아야 한다. 그래야 사고재발 방지와 유가족 보상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개인적인 바람을 말했다. 이와 관련, 박일호 밀양시장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유족대책위와 장례비 지원과 관련해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39명의 장례식은 지난 28일 7명, 29일 15명이 완료됐다. 30일 발인은 13명, 31일에는 2명이 장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9일 빈소를 차린 김모 씨의 발인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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