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참사, 생존자 강서운 할머니 인터뷰 "내 영웅 빨리 쾌차하길"

"이름 모를 영웅이 나를 지켰다."

밀양 세종병원에서 난 화재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강서운(79) 할머니는 이름도 모르는 간병보호사 덕에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강 할머니는 "검은 연기가 올라와서 눈도 못떠 간병인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간병인 팔만 잡고 복도로 향했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화재가 발생한 뒤 비상벨은 울렸으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6층 환자들은 간병보호사의 활약 덕에 병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강 할머니는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도 간병인이 "구조대원이 곧 와서 구해줄 거다. 걱정하지 마라"며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강 할머니는 또 "앞도 옆도 안 보이고 숨도 못 쉬는 상황에서 나를 데리고 나오고, 휠체어에 다른 할머니를 태워 나오고,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강 할머니는 지난 12월 18일 허리통증으로 세종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오고 있었다.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내달 2일 퇴원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런 사고로 입원기간이 늘었고 허리 통증이 재발했지만 간병인에게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간병인이 부상을 당해 부산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이름도 몰라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이름없는 내 영웅이 크게 안다쳤음 좋겠고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

세종병원 610호에는 간병인 2명이 2교대로 환자 곁에 머물렀는데, 환자들은 평소 이름을 부르지 않고 '보호사'라 칭해 간병인 이름과 나이를 알지 못했다.

이 간병인은 부산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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