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화 지점…경남경찰청 사고 원인 규명 박차

사망 38명, 부상 151명 등 189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화마'의 시작은 병원 1층 응급실 내 탕비실(환복) 천장이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경남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27일 2차 합동 감식을 통해 "응급실 내 간이 설치된 탕비실 천장에서 최초 발화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닥에서 연소된 흔적은 거의 없는 양상이었다. 천장에 깔린 전선도 전체적으로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사고 직후 손경철 세종병원 이사장이 브리핑 때 한 발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수사본부는 28일 3차 합동 감식에서 발화 지점에 대한 전기적 특이점을 비롯해 천장 전기 배선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1층에서 발생한 불의 연소 확대 양상과 연기 유입 경로 등을 살폈다.

세종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26일 오전 7시 32분이었다. 신고 3분 만에 소방·구조대가 도착했지만, 이미 짙은 연기와 화염이 번지는 상황이어서 진입이 쉽지 않았다. 당시 병원에는 입원 환자 83명이 입원해 있었고, 당직 의사 등 9명 직원도 있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세종병원에서 진압·구조를 하는 동시에 병원 건물과 맞붙어 있는 세종요양병원 환자 94명 모두를 대피시켰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지난달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숨졌다. 사상자는 28일 현재 사망 38명, 중상 9명, 경상 142명 등 모두 18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해 규모 면에서 이번 참사는 40명이 숨진 2008년 1월 7일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에 이어 두 번째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8명이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가 늘면 10년 이래 최악의 참사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밀양이 765㎸ 송전탑으로 지역공동체가 쪼개진 데 이어 이번 참사로 또 한 번 큰 시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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