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환자 이불로 감싸고 이동 돕기도"…정부, 긴급 수습 대책 마련 나서

밀양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 참사로 170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목격자는 시민 도움이 이어졌다고 했다.

26일 오전 7시 32분 밀양시 가곡동 세종요양병원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7시 35분 현장에 도착해 9시 29분 1차 초진이 됐고, 10시 26분 완전히 불이 꺼졌다. 발화지점은 세종병원 1층 응급실이었다.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한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오후 1시 10분 현재 사망자는 39명, 중상 18명, 경상 113명, 사상자는 모두 173명으로 집계됐다. 사상자는 밀양병원, 갤러리의아침 요양병원, 제일병원, 굿모닝요양병원, 나노병원, 행복한병원, 숲속요양병원, 윤병원, 베스티안부산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3명이 귀가한 것도 확인돼 모두 173명 신원이 확인됐다. 밀양소방서는 세종병원에 100명, 세종요양병원에 94명 등 모두 194명 환자가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밀양소방서장은 "세종병원 1·2층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을고, 요양병원에서는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했다.

▲ 26일 오전 7시 32분께 화재가 발생한 밀양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입니다. /김구연 기자

불이난 현장에서 시민들이 구조작업을 돕고 나섰다. 오전 7시 40분께 현장을 목격한 시민 우영민(25) 씨는 "소방대원이 이미 출동해 유리를 깨고 화재진압을 하고 있었다"며 "20명 내외 시민이 구조작업을 도왔다"고 말했다. 우 씨는 "병원 옥사 창문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고, 2층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봤다"며 "시민들이 얼굴을 검게 그을려가면서 환자를 이불로 감싸 엠뷸런스에 태우고, 걸어나오는 환자들 이동을 돕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가족을 찾는 시민들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갑작스런 화재에 사망자 명단 확보가 빨리되지 않았고, 가족들은 휴대전화 사진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내 마누라 여기 없습니까"라고 울부짖으며 현장을 돌아다녔다.

정부와 정치권은 긴급 수습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하고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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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대원들이 최초 발화지점인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 수석보조관회의를 열고 "사망자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죄인된 심정으로 사고 수습하겠다. 경남도와 밀양시가 사고를 해결하고 행안부는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할 것. 앞서 제천에서 큰 사고가 있는 만큼 밀양시가 사고 수습하는데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정치권은 일제히 사고 수습 지원책과 대책반 구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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