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내 가장 혹독한 추위를 시베리아에 비교할 정도라고 하는데 이런 추위를 녹여 줄 반가운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가가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있고 이전 시대와는 다르게 굶주리는 사람들은 없다고들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는 좀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경남사회복지모금회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기부금이나 기부품을 전해오는 얼굴없는 기부천사들의 따뜻한 선행사례들을 소개했다. 지난 18일에는 익명의 한 개인이 해약한 적금통장과 함께 2억 6400만 원을 기부했다. 익명기부자 중 최고액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기부천사가 기부를 위해 2011년부터 적금을 했다는 사실과 불우장애노인희망적금 등 4개의 사용처를 분리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을 돕겠다고 한 아름다운 마음이다. 경남사회복지모금회에 따르면 이런 익명의 기부자들은 4명이 더 있으며 통영과 합천에서도 익명의 기부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기부로 인해 우리 지역 사회가 좀 더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불우한 이웃과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인정이 남아 있는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나눔의 미덕을 사회의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경제적 평등사회와는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더욱 각박해진 삶만큼 주위의 어려움을 외면하려는 풍조도 있어왔다. 기부 천사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사회현상에 대해 따끔한 교훈과 함께 어둠을 비추는 빛과 다름없다.

경남은 이런 기부천사들의 아름다운 선행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많다. 사랑의 온도탑 역시 전국 최하위이다. 경남사랑의온도탑은 목표액이 92억여 원이나 67억 원을 모금하고 있다. 70도에서 72도로 올랐지만 더불어 사는 가치를 나누는 기부의 손길이 이어져야 한다. 기부천사들이 모두 경제적 여유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을 나누고 아픔을 보듬으려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 사회는 좀 더 희망찬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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