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해임제청안 재가
노조, 파업 중단 업무 복귀
기자직 조합원 "인적 쇄신"
뉴스제작 거부 계속 이어가

문재인 대통령이 KBS 이사회가 전날 의결한 고대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23일 재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4일 고대영 사장 퇴진, 공영방송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2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하지만 기자직 조합원을 중심으로 제작 거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뉴스 제작 등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S경남지부 소속 조합원 40명도 파업에 참여해왔다. 이 여파로 9시 뉴스 기준 '지역 뉴스'가 기존 12분에서 5분으로 줄어드는 등 파행을 겪었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45분 방영됐던 <감시자들>, 라디오 프로그램인 <생방송 경남>도 결방되는 등 정규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내보내기 어려웠다.

KBS경남지부도 MBC경남지부와 마찬가지로 기자직 조합원을 중심으로 보도 부문 제작 거부를 이어갈 계획이어서 뉴스 제작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남지부 보도국 소속 조합원은 모두 15명이다.

손원혁 경남지부장은 "2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하지만, 기자직 조합원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을 비롯한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뉴스 제작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염원으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뗀 만큼 더 열심히 안에서 싸워나가겠다"며 "고대영 사장 체제를 비호하고 뒷받침했던 간부들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140일 넘게 파업이 이어지는 동안 오직 자기 자리만을 지켜온 간부들 역시 고대영 체제 유지를 위해 KBS 정상화를 막아온 대표적인 내부 세력이라 할 수 있다"며 "이제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모두 자진해 보직 사퇴를 선언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KBS 정상화의 주춧돌을 놓고자 개인적인 손해와 고통을 감수하며 장기간의 파업에 참여한 동료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22일 재적 이사 11명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고대영 사장의 소명을 들은 뒤 찬성 6표, 기권 1표로 해임제청안을 가결했다.

MBC경남지부는 23일 사장후보 정책 설명회를 여는 등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MBC경남 진주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 설명회에서는 정대균·배용수·강병호·구종호·지종간·정문찬 후보가 비전과 정책을 제시했다.

노사 동수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는 앞으로 후보자들을 검증해 후보자 2명을 뽑고,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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