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찾아왔지만 경영은 '살얼음판'
클래식 무대 지원할 인력부족 등 미해결 현안 많아 고민
경남도, 사무국장 영입 지원…메인 스폰서 유치는 난항

비 온 뒤 땅이 굳을까? 조기호 경남FC 대표이사 사표가 반려됐다는 소식에 팬들은 안도하면서도 시·도민 구단이 정치 바람에 흔들리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는 소망을 쏟아내고 있다. ▶관련기사 1면

경남도는 22일 자료를 내고 한경호 권한대행이 조 대표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권한대행이 혼자서 1인 3역을 하고 있는데 경남FC 때문에 도정에 누가 될까 두려웠다"며 "다행히 잘 마무리됐으니 이제는 클래식(1부리그) 승격 첫해를 어떻게 잘 치를지에만 진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남FC 앞에는 여러 과제가 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무국장 영입과 프런트 강화= 이미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탄탄하게 구성됐다. 특히 선수단은 더블 스커드를 완성함으로써 다양한 전술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돼 올 시즌 '경남발 돌풍'을 기대하는 팬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에 걸맞은 지원체계는 제대로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두 전임 대표이사의 구속과 챌린지 강등 등으로 극도로 축소된 프런트는 1인 다역으로 겨우 굴러가고 있다.

지난해 말 회계팀장을 영입하고, 현재 인턴 1명을 모집 중이지만 더 많은 인력 보강이 절실하다.

다행히 경남도가 축구행정을 전문으로 할 수 있는 사무국장 영입 방침을 재확인한 데다 22일에는 도청 공무원을 구단에 파견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희망을 주고 있다.

사무국장이 영입된다면 현재 대표이사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업무를 분담해 대표이사는 외부활동, 사무국장은 내부활동을 맡아 좀 더 체계적인 업무처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인 스폰서 확보와 후원 기업=경남FC는 올해 예산으로 경남도 지원 90억 원에 자체적으로 40억 원 예산을 확보해 총 130억 원 규모로 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도 예산 70억 원에 자체 예산 20억 원 등 90억 원에 비한다면 크게 증액된 것이긴 하지만, 클래식 승격에 따라 선수단 연봉에서부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예산이 투입됐기에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예산에 숨통을 틔워줄 통로는 메인 스폰서 확보이다. 팀이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3~4년을 메인 스폰서 없이 구단을 운영해야 했다. 클래식 승격에 따라 챌린지 때보다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기 쉬워졌지만, 지금까지 물망에 오른 메인 스폰서는 경남은행, 무학, 넥센, KAI 등이지만 어느 곳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메인 스폰서와 함께 소액 후원기업 모시기도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에는 수백만 원 수준 후원까지도 끌어모아 그나마 부족한 예산을 충당할 수 있었다.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가 적극 나서주지 않는다면 사무국만으로 헤쳐나가기는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도 성적 그리고 우수 선수 발굴·육성=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다. 시·도민 구단으로서 굳이 리그 우승까지 노릴 필요야 없겠지만 좋은 성적은 팬 증가로 이어지고 팬이 많아야 스폰서 확보는 물론, 다양한 구단 마케팅에도 힘이 실리는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남FC가 적어도 중위권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도내 유소년부터 대학까지 안정적인 축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네게바, 쿠니모토 등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촉망받는 국내 선수들도 각각의 포지션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줘야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활약은 내년 구단 예산 확보에도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