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률 68.9% 비정상적으로 높아
고졸자 직업교육 확대로 거품 걷어야

한국은 심각한 학력과잉사회다. 고교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2017년 68.9%다. 다른 나라를 보면 2015년 기준 미국 46%, 일본 37%, 프랑스 40%, 독일 28%, OECD 평균 41%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셈이다. 대졸자 과잉은 청년실업, 대졸자 취업난을 초래한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2000년 들어 8% 수준을 유지해오다가 2014년 9.0%를 기록한 이후 2017년 9.9%까지 상승했다. 취업 준비생 등이 포함된 체감실업률을 의미하는 '고용보조지표3'은 21.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5~29세 남성의 고용률은 2000년 78.2%에서 2016년 69.7%로 떨어져, 일본(89.4%)이나 미국(82.3%), 독일(80.7%)보다 크게 뒤처진 상태다.

대졸자 취업난 때문에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무턱대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수년 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64.8%가 4년제 대학교 진학이 후회된다고 답했다. 취업난이 후회의 주된 이유였다. 실제로 하위권 대학의 대학교육 투자수익률은 보잘것없다.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의 논문 '한국은 인적자본 일등 국가인가? 교육 거품의 형성과 노동시장 분석'(2014. 10)에 따르면 고졸자보다 임금이 적은 대졸자의 비율은 1980년대에는 5%에도 못 미쳤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20%를 돌파했고, 2010년대 이후에는 25%선이다.

그 결과 최근 부풀었던 대학교육 거품이 조금씩 꺼지고 있다. 대학진학률은 2010년 75.4%, 2011년 72.5%, 2013년 70.7%, 2017년 68.9%로 하락했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대학진학률은 2009년 73.5%에서 2016년 34.2%까지 급락했다. 반면 이들 고교의 취업률은 2009년 16.7%에서 2016년 47.2%로 높아졌다. 4년제 대졸자의 전문대 유턴 입학자 수는 2013년 1253명, 2017년 1453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교 졸업 후 바로 공무원시험에 뛰어드는 10대들도 늘고 있다. 대학교육 과잉사회는 인적자원 경쟁력도 떨어뜨린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인적자본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육 이수율이 69%인 한국은 인적자원 경쟁력 순위에서 32위에 그친 반면 46%인 스웨덴은 5위를 차지했다. 다수 대졸자는 취업난과 비정규직 등 불안정고용 때문에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해서도 자녀출산을 꺼리게 된다.

과도한 대학진학률은 학력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크고, 점차 커지고 있다.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중졸 이하 학력자의 임금이 144.0% 오른 반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종사자 임금은 186.3% 증가했으며, 고졸자 임금은 같은 기간 168.8% 증가했다. 반면 스웨덴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123 수준으로 가장 낮은 편이다. 

장상한.jpg

OECD평균은 155 수준이고 한국도 156 수준이다. 한국의 18%에 비해 44%로 스웨덴 학생들의 직업교육분야 진출이 활발한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스웨덴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학생 1인당 정부 교육비 지출이 미화 8949달러 수준인 반면 직업교육의 경우 1만 4126달러 수준이다. 고졸자들은 스웨덴에서 전문적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충분히 받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학력과잉사회는 당사들에게 시간낭비와 경제적 부담의 고통을 안겨줄 뿐이다. 문재인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스웨덴처럼 학력별 격차가 축소되고 고졸자에 대한 충실한 직업교육이 이루어져 대학교육 거품이 하루속히 꺼지기를 기대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