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누가 뛰나] (9) 거제시장
권민호 현 시장 출마 포기, 세력 교체 여부에 쏠린 눈

6·13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선거는 도내 선거구 중 가장 상징성 있는 곳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보수정당이 계속 집권했던 지역이라 세력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런 이유로 벌써 도내에서 가장 많은 후보군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는 현직 권민호 시장이 3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점도 큰 역할을 했다. 가장 역동적인 선거구라 할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가장 치열한 싸움터인 셈이다.

전체적인 판세는 대통령 고향 상징성과 정권교체 요구 등의 영향으로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당에서는 많은 후보가 일찍부터 출사표를 내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권 시장이 많은 당원과 함께 입당하면서 이 또한 당내 경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명이 공식 출마의사를 밝혔고, 변광용 거제지역위원장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은 일찌감치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뛰어들었다. 김 전 의원은 "촛불 정국 연장선에서 거제에서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그동안 거제시의원, 도의원을 거치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 꼭 당선돼 거제를 바꾸고 시민과 소통하는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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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모 서울시의원도 거제로 거주지를 옮기고 출발 선상에 섰다. 문 의원은 "멀리 있었지만 어떻게 고향 거제를 행복한 도시로 만들지 꾸준히 공부했다. 민주당 당직자 등을 지내면서 형성한 중앙정부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거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변광용 거제지역위원장의 출마 여부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 위원장은 "권 시장 입당 문제 등 매듭지어야 할 일이 많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오면 그때 판단을 할 것"이라고 판단을 미뤘다.

옥정희 전 거제여성단체협의회장도 일찍부터 발로 뛰며 표밭을 다져왔다. 옥 전 회장은 "많은 전직 시장이 부정부패에 연루되면서 거제는 부패와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지속 가능한 관광정책으로 아름다운 도시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운 노무현재단 거제지회장 또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장 지회장은 "어려운 시절 민주당을 지키며 많은 것을 배웠고, 서울에서 10여 년 생활하며 쌓은 인맥도 자양분이 될 것이다. 촛불정신을 이어받아 거제에서도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시민만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배 신현농협 조합장도 출마의사를 밝혔다. 지 조합장은 "11년간 농협 경영 경험을 접목해 소통으로 협치하는 시정을 이끌겠다. 사회적 협동조합 등 투명하고 합리적인 서구식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장 선거는 이전과 달리 여당-보수성향 야당-진보성향 야당의 '3자 구도'가 기본 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무소속 후보가 가세하면 '4자 구도'가 된다. 4자 구도가 된다면 그 무소속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여당 이탈 후보인지, 야당 이탈 후보인지에 따라 선거 판세가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 또한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창규·옥영문·황종명 도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창규 도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상대 당은 물론 우리 당 구도가 안갯속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 당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지만 스스로 나가겠다고 뜻을 굳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옥영문 도의원도 주어지는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옥 의원은 "최근 지역에서 여러 가지 일이 발생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제가 시민과 당을 위해 시장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거부하지 않겠지만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일찍 출마를 준비했던 황종명 도의원은 한 발 뒤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11월 사무실과 자택이 압수수색 당하는 등 횡령 등 혐의로 사법기관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뚜렷한 혐의는 나오지 않아 조사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당내 사정 등으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박명옥 거제지역 위원장(시의원) 이름이 후보군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진보성향 야당인 정의당, 노동당, 민중당에서도 뚜렷한 출마 예정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당이 힘을 모아 단일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소속 출마예정자에는 서일준 거제부시장과 이행규 전 거제시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서 부시장은 그동안 지역 밀착 행보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공직자 신분이라 뭐라 밝히기 어렵다. 정확히 말해 아직 확정을 안했다"며 "거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좀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서 부시장의 출마 여부는 물론 어느 당적으로 나서냐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선택이 경선은 물론 본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행규 전 시의원도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의원은 "그동안 거제는 지속발전 가능한 전략이 없었고 즉흥적인 개발 계획만 있었다. 주민 삶을 향상시킬 정책, 지속 가능한 거제의 초석과 토대를 만들고자 출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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