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합리적 중도 저력"…여야·반대파, 내용 평가절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두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발표한 '통합공동선언문'을 통해 "오늘의 한국정치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무책임하고 위험한 진보가 양 극단을 독점하면서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힘을 합쳐 우리 정치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고자 한다"며 밝혔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당 안팎의 숱한 반대와 비난 속에서도 통합을 추진해온 두 대표는 앞으로 신당이 추구할 경제·민생·안보 등 주요 분야 정책 방향도 설명했다.

안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비난하던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경제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규제·교육·과학기술에서 미래를 위한 개혁을 단행해 혁신성장의 튼튼한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불안감의 근원은 안보 불안"이라며 "안보 불안은 휴전선 이북의 북한 핵과 미사일로 유발된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주도적 해결 의지와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쟁 억제와 북핵 해결을 대북·외교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여야 각 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의 반응은 예의 차가웠다. 논평 등을 통해 이날 두 대표 선언을 일제히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안철수·유승민 대표의 통합선언은 명분없는 정치권 이합집산이자 보수 야합에 불과하다"며 "특히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며 아주 나쁜 말로 사실을 호도하고 정치 불신을 조장했다. '건전한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약속만은 꼭 지켜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민주주의 기본 소양을 의심받는 안 대표와 최측근마저 떠나보내고 떠난 최측근까지 비판하는 협량한 유 대표의 결합이 국민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겠나"며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 그리 오래 못 갈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두 사람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통합의 당위성을 설파했지만 국민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며 "오늘 선언은 지방선거를 앞둔 '떴다방 개소식' 이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다음 총선과 대선 때는 두 사람이 오늘 했던 말을 또 어떻게 번복할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온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도 다르지 않았다. 최경환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변인은 "이명박·박근혜 적폐청산의 국민적 요구가 일고 있는 시점에 생뚱맞은 보수대야합 통합 선언은 촛불혁명을 거부하는 반역이고, 평화개혁 세력과 대결하려는 반민주적 시도"라며 "분당 위기에 처한 '꼬마 안철수', '꼬마 유승민'의 마이너스 합당은 다당제를 죽이고 한국 정치를 무한대립 구체제로 퇴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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