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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새판 짜는 우리 문화 다양성의 '보루'

[이제는 분권이다-출판, 지역을 펴다 쓰다 읽다] (3) 전국 독립출판사 '연대'
개성만점 출판사 5곳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동네 출판사 50곳 참여도서전·토론회 개최도
독립출판 한계 넘으려면…"지역에서 만들어진 책타 지역서도 소비돼야"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8년 01월 18일 목요일

짤막한 사례로 소개하는 이들 독립출판사는 연대하는 전국 독립출판사 일부분에 불과하다. 원론적이지만 출판은 당대의 기록이자 후대에 전해질 역사의 완결이다. 지역 출판사의 기록물이 하나씩 모여 전체가 되고 이는 보편성을 지닌다. 이에 지역의 독립출판사들이 손을 맞잡은 것은 문화 다양성을 위한 보루다. 즉 문화 분권이다.

◇개성만점 출판사 5곳

#월간 토마토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월간잡지 <월간 토마토>를 펴내며 공연, 전시, 축제를 기획하고 다양한 동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기에 더해 공정여행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지역개발과 국제협력 사업도 펼친다. '많은 문화가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시대, 월간 토마토는 대전의 공간에 모이는 사람을 기록한다'는 기치처럼 어느 곳보다 활발하다.

월간토마토 /월간토마토

#산지니

13년간 400여 종의 책을 만들어 온 부산 산지니는 지난해 '산지니 프렌즈'를 시작했다. 정회원·독서회원·응원회원으로 이뤄져 독서, 글쓰기, 체험활동 등 독서를 기반으로 한 활동을 이어간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기 9명이 활동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5월까지 2기가 꾸려졌다. 산지니와 함께 읽고, 쓰고, 이야기할 든든한 가족이 생겼다.

#더페이퍼

수원 사회적기업 더페이퍼가 계간지 <골목잡지 사이다>를 펴낸다. 계절마다 한 번씩 인쇄해 무료로 배포한다.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발행비를 마련하고 있다. 골목잡지 사이다를 묶어 단행본으로 내고 전시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창생 공간 '곧바로 책, 방'을 열고 출판학교를 진행했다. 수원의 동네를 알알이 엮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전라도닷컴

2002년에 창간한 전라도닷컴은 광주 지역 월간잡지 <전라도닷컴>을 펴내고 있다. 굽이굽이 어여쁜 길과 사연 많은 땅, 전라도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전라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말하고 있다.

전라도닷컴 /전라도닷컴

#각

1999년에 창립한 제주 대표 출판사로 제주의 아픈 역사 4·3사건을 기획해 책을 펴냈다. 그동안 펴낸 300여 종의 책 중 4·3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문화의 기록자임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 의식을 지니고 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 동네 출판사 50곳 참여도서전·토론회 개최도

내가 발을 딛는 이곳에서 나와 이웃의 삶과 문화를 기록해 후대에 역사로 물려주는 것. 바로 출판이 하는 일이다. 지역에서 움튼 독립출판사들은 이 중심에 서 있다. 10 년 넘게 묵묵히 해온 이들이 많다. 많은 문화가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대라 주목 받지 못했을 뿐이다.

이들이 몇 년 전부터 만나자고 서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손을 맞잡았다. 2016년 전국 동네 출판사들이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이하 한지연)를 결성했다. 현재 5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경남에서도 창원 피플파워, 진주 펄북스, 통영 남해의봄날, 하동 상추쌈출판사 등이 함께한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열린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 모습. 수원 더페이퍼가 발간하는 <골목잡지 사이다>가 보인다. /한지연

한지연은 한데 모여 신나게 판을 벌여보자고 했다.

지난해 5월 온 나라 지역책들의 한마당이라고 알린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을 제주 한라도서관과 제주도 내 카페 등에서 열었다. 팔도 곳곳 책들을 한자리에 전시하고 지역출판문화 축제를 벌였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단순히 얼굴을 보고 전시를 벌이지 않았다. 책을 중심으로 출판인과 출판인, 독자와 저자가 마음껏 만나 서로 교감했다. 이러한 문화적 만남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머리를 맞댔다. (사)한국출판학회와 공동으로 '지역출판,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학계와 출판계가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자리라 의미가 컸다.

김나솔(제주 담론) 제주한국지역도서전 사무국장은 "지난해 제주에서 연 도서전을 계기로 함께 무엇을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커졌다. 한지연은 사단법인을 추진 중이다. 수도권 중심, 자본과 시장에 치여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지역출판의 가치를 되살릴 것이다"고 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한국지역도서전은 올해 9월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열린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 모습. /한지연

◇독립출판 한계 넘으려면 / "지역에서 만들어진 책타 지역서도 소비돼야"

출판은 문화의 창조·전파·보존에 가장 유리한 매체다. 지역문화를 살리는데 탁월하다. 그렇다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 영세한 독립출판사, 서울 중심의 문화구조, 도시 규모에 비해 출판 규모가 왜소한 지역들, 출판 전문인력 부족, 출판유통구조 불합리성 등 산재한 문제점들이 바로 현실이다. 지난해 강수걸 부산 산지니 대표가 적은 호소문은 이를 잘 보여준다.

"송인서적의 부도는 중소규모 출판사에게는 재앙과도 같습니다. 특히 산지니 출판사를 비롯한 부산지역 출판사의 고통은 배가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모토로 수백 권의 책을 만들어 온 자부심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출판사는 일개 회사가 아니라 사회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 작가가 사라지는 나라에 미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도서 구매 한 권이 출판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진행한 '2016년 출판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수도권 서점 도서 매출이 전체의 69%(서울 47%)를 차지했다. 이는 잘 팔리는 책들만 봐야 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낳는다. 독자는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열린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 모습. /한지연

황풍년(광주 전라도닷컴) 한지연 대표는 "올해 수원에서 열리는 한국지역도서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수원시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역도서에 관심이 높은 곳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역에서 발간한 책이 지역에서만 소비되어서는 자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마산에서 펴낸 책이 강원도에 사는 한 주민에게 깊은 영감을 줄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지건 공공도서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우리가 전국 어디서나 도서전을 여는 이유가 될 것이고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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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