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누가 뛰나] (8) 사천시장
보수 강세에 젊은층 유입 '변수'
삼천포-사천 갈등 되풀이 우려
현직 한국당 복당도 판세 영향

사천시장 선거는 대부분 보수 후보 간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간혹 야권 후보가 출마할 때도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중의 하나인 만큼 그 영향력은 미미했다. 이 때문에 보수당 공천 후보와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 간 2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보수정당 후보 또는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아니면 출마가 어려울 정도로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인 만큼 역대 선거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도 보수성향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항공산업 성장 등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한 데다 지난해 촛불 정국으로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성향의 지지세력이 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사천시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보면 그 변화의 조짐이 여실히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 예정자로 두 명이 나왔다. 그리고 무소속이었던 송도근 현 시장이 자유한국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현재 무소속 출마 예정자는 없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도 기반이 약해 당 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번 사천시장 선거는 역대 선거와는 달리 여야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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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을 뒤바꿀 변수로 또 다른 이유인 지역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사천시는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된 지 20년이 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하나'라는 인식보다는 '경쟁상대'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 원인은 지역갈등이다. 이러한 한 지붕 두 가족의 폐해는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이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서 양 지역에 팬 골은 점점 더 내면화되고 고질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지역 특성은 여야 모두 경선 과정부터 뚜렷하게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 출마 예정자로 차상돈 전 사천경찰서장과 최용석 시의원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됐다고 하나 보수 성향이 강한 사천지역에서 두 명의 출마 예정자가 나선 것은 역대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하게 시장 선거 후보로 거론됐던 차 전 서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여당 후보로 4년 만의 재도전이다.

4년 전 시장 선거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후보경선에 참여했으나 본선에 출마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남해·하동에서는 여상규 의원에게 졌으나 사천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재선인 최 의원은 애초 3선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시장 선거로 돌아섰다.

이들 출마 예정자는 촛불 정국 이후 사천지역에서도 진보 성향의 지지층이 늘어난 만큼 이번 선거만큼은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 현재 한국당 후보로는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 송도근 현 시장, 이종범 시의회 부의장 등 3명이다. 4선 의원에 시의회 의장을 두 번이나 거친 경력 때문에 시장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던 최갑현 시의원은 최근 도의원으로 돌아섰다. 시장과 도의원을 놓고 고심했으나 시장보다 가능성이 큰 도의원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박동식 도의회 의장은 삼천포 동지역에서 연속 4번 도의회에 입성한 인물로 높은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지세력이 탄탄하다.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가 결집하고 자신의 아성인 삼천포 동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면 '새로운 시장 탄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사천 지역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지지세력, 특히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송 시장이 당에 입당하면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송도근 시장은 지난달 말 한국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 입당했으나 당 경선이 불공정하다며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복당을 추진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포기했다.

현재 송 시장 복당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무난하게 될 것으로 송 시장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경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송 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큰 변수가 생겼다. 송 시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종범 시의회 부의장은 최근 출마를 결정했다.

초선이어서 다른 두 명의 출마 예정자보다 낮은 지명도에 지지 기반도 약해 경선 과정부터 이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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