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독일 베를린시에 이장 의사 담은 공문·부인 친필 전달

베를린에 있는 윤이상 선생 묘소를 고향 통영으로 이장한다는 계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시간은 더 흐를 수 있다.

통영시는 지난해 12월 외교부 등을 통해 이장을 원하는 공문과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 친필을 베를린시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1995년 11월 3일 타계한 선생은 독일 베를린 시내 유공자 묘지에 안장돼 있다.

이수자 여사는 2007년 등 언론 인터뷰에서 선생 묘지 이전을 말해왔고, 통영시도 지난해 11월 도천테마파크를 원래 이름인 윤이상 기념공원으로 되돌리면서 이 문제를 공식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동진 시장은 "선생 묘소를 모셔오고자 딸 윤정 씨와 베를린에 가서 (일을)진전시켰다"며 "유족과 긴밀한 협의는 물론 현지 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쳐 통영으로 모셔오는 데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가운데) 여사가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선생 묘소를 찾아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이에 통영시는 오는 3월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에 맞춰 선생 귀향을 강력히 희망했다. 1월 현재 독일정부의 공식 공문이 도착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안장 당시 선생 국적은 독일이었다. 당시 유족은 '이장을 하지 않겠다'고 서명을 한 상태여서 이장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그러나 안장 20년이 지난 시점이어서 시와 유족은 독일 당국에 긍정적 태도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정범구 주독일 대사가 베를린에 있는 선생의 묘소를 찾았다.

정 대사는 페이스북에 '독일 날씨치고는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 찾아간 묘소 한편에 푸른 동백나무가 의연하게 서 있다'며 사진과 글을 올렸다.

정 대사가 말한 동백나무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독일 방문 당시 부인 김정숙 여사가 통영에서 가져다가 심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선생 유족 말로는 묘지를 관리하는 곳에서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장을 긍정적으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문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 유족 접촉이 옳은지, 외교부나 시가 현지를 찾아가 당국과 협상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현 정부는 이장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베를린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통영국제음악제 주제가 '귀향'이다. 선생이 통영으로 귀향하고 귀향을 주제로 국제음악제가 열리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독일 정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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