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손상 반복…'염증' 생겨나
나이·몸무게·운동부족 등 원인
불편한 신발·무리한 활동 지양
족욕·마사지로 근육 풀어줘야

발바닥이 뻐근하게 아프다. 사고가 나거나 다친 기억은 없다. 언젠가 들었던 질환, '족저근막염'이 떠오른다. 혹시 족저근막염일까? 창원시 마산회원구 서울병원 부기현 원장의 도움말로 족저근막염에 대해 알아본다.

◇족저근막염이란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족저근막이란 발에 있는 조직이다. 발바닥에 넓게 퍼져 있는 단단한 섬유성 결합조직 구조물로, 종골이라고 불리는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 다섯 발가락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 띠를 말한다. 걸어 다닐 때 발을 올려주며, 발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한다.

이런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미세 손상으로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 변성이 생기고 염증이 발생한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족저근막염 진료인원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반복적인 미세외상에 의한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으로, 교과서적인 통계상으로 성별의 차이가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실제 진료인원에서는 성별 차이가 날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10년 9만 1000명에서 2014년 17만 9000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2014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보면 남성은 30대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는 증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 여성은 50대, 60대, 40대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40~60대를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확연히 높게 파악됐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은 "높은 연령에 체중이 많이 나가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족저근막 유연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한다면 족저근막염이 잘 생길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40~60대 여성에서 많이 발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 원장 역시 같은 이유를 댔다.

족저근막염의 중요한 원인은 과사용. 즉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딱딱한 신발이나 굽이 높은 신발을 신거나, 과체중 등의 경우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져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부 원장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여성들은 발 건강에 좋지 않은 구두를 많이 신는다. 족저근막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과체중은 발뿐 아니라 무릎 등 하지 건강에 좋지 않다. 체중이 1㎏ 늘어나면 하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은 3㎏ 증가한다"고 말했다.

평발의 경우에도 발에 아치가 없어 상대적으로 족저근막이 긴장된 상태라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이외에도 당뇨나 관절염 환자에서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서울병원 부기현 원장. /이원정 기자

◇증상

족저근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처음 발을 디딜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발뒤꿈치 뼈 안쪽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진행된 족저근막염은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계속되다가 하루 일과가 끝날 때쯤이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이러한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족저근막염은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 통증이 생기지만, 아치 등 발 어디든 생길 수 있다.

부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근위족저근막염과 원위족저근막염이 있다. 그중 발뒤꿈치에 생기는 근위족저근막염이 많다. 족저근막염뿐 아니라 테니스엘보 등 인대가 뼈에 붙는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생긴다. 그렇다고 뒤꿈치 이외 부분에서 족저근막염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발바닥 통증은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진료를 받고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염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으로는 신경포착증후군, 발뒤꿈치 뼈의 피로 골절, 지방패드 증후군 등이 있다.

◇치료와 예방

족저근막염 치료는 주로 보존적 방법을 쓴다. 즉 수술까지 하는 사례가 많지는 않다.

족저근막염은 90% 이상에서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 가능하지만, 회복 기간은 대개 6개월 이상으로 비교적 천천히 회복된다.

부 원장은 "스트레칭과 족욕, 마사지가 족저근막염의 기본적 치료"라고 말했다.

족저근막염 치료나 예방에 좋은 스트레칭으로 부 원장은 2가지를 권했다. 족저근막 스트레칭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고.

족저근막 스트레칭은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서서히 구부려주는 동작이다. 또 앉은 자리에서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리고 손으로 발가락 부위를 감아 발등 쪽으로 천천히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은 벽에서 30㎝가량 떨어져 벽을 마주보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후 벽을 양손바닥으로 미는 동작으로, 통증이 있는 쪽 다리를 최대한 뒤쪽으로 뺀 상태에서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디뎌야 한다. 이때 뒤쪽 다리 무릎은 최대한 펴져 있어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발뒤꿈치 패드나 보조기, 야간 석고보정, 주사, 체외충격파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부 원장은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로 경과를 살핀 후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은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병원에서의 특별한 치료 없이도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그렇다고 6개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둔다고 병이 저절로 낫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칭과 족욕, 마사지를 꾸준히 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생활습관이나 과체중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를 위해서도, 예방을 위해서도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잘못된 운동 방법이나 무리한 활동, 불편한 신발 등을 피해야 한다.

부 원장은 "족저근막염 치료를 위해서는 6개월 이상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편안한 신발을 신는 등 무엇보다 환자 본인의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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