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패션 해시태그 열풍
오늘 입은 옷 사진 공유
개인 취향 적극 드러내고
소비 행태 참고하기도

'오늘은 뭐 입지?'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매일 같은 고민에 빠진다. 한정된 옷을 어떻게 조합하면 남들과는 다르게, 어제의 나와는 다르게 입을까 하는 고민이다. 이전에는 매일 착장을 고민하는 이들이 '복식 잡지'를 참고서로 삼았다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그 자리를 대체한 요즘이다.

◇#ootd = 사진·동영상 공유에 특화한 SNS '인스타그램'에서 '#ootd'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게시물 1억 6432만 6407건(15일 오후 2시 기준)이 나타난다.

'OOTD'는 '오늘의 착장(Outfit Of The Day)'을 줄인 말이다. 그날의 옷차림을 찍어 SNS에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 연관된 게시물을 한데 묶는 해시태그(#)를 OOTD 앞에 달아 다른 사용자가 쉽게 검색해서 찾도록 돕는다. 비슷한 해시태그로는 '#dailylook', '#styling' 등이 있다.

SNS 계정만 있다면 오늘의 착장에 참고할 다양하고 방대한 사진·동영상 정보를 간단히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OOTD는 기본적인 착장(상의·하의·양말·신발)뿐만 아니라 패션과 관련한 물품(장신구·시계·화장품)을 망라한다.

#ootd를 활용하는 이들은 대중에게 주목을 받는 유명인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ootd를 붙인 게시물을 통해 자신의 착장 정보를 전달한다. SNS 이용자들은 자신이 주목하는 유명인이나 일반인의 착장을 보고 옷을 소비한다.

매일 착장을 고민하는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ootd'를 검색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구입부터 활용까지 = 기자도 SNS를 활용해 '오늘의 착장'에 도전했다. SNS에서 폴로잉(Following)하는 한 일반인 게시물에서 마음에 꼭 드는 옷을 발견한 것이 계기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나온 외투로, 다운을 충전재로 쓴 겨울용 상의다. 모습은 '한텐(일본 전통 겨울 상의)'과 비슷하다. 팔 기장이 일반 외투보다 짧아 손목과 팔꿈치 사이에 있고, 끈으로 좌우를 여며 입는 형태다. 쉽게 볼 수 없는 형태의 외투인 데다,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는 회색 정장에 다운 재킷을 입어 한껏 멋을 살렸다. 게시물에는 다른 SNS 이용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제품 구매처와 치수를 문의하는 댓글이었다.

제품명과 상표를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입했다. SNS가 있었기에 검색부터 구매까지의 과정이 쉽게 이뤄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구매는 했지만 독특한 외형 탓에 어떻게 입어야 할지 막막한 상황. 다시 인스타그램에서 '#ootd' 등 검색어를 활용해 같은 제품을 입은 사용자들의 게시물을 참고했다.

덕분에 정장, 평상복 착장 가릴 것 없이 활용할 수 있었다. 더불어 기자도 외투를 입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물론 '#ootd'를 붙여서 말이다.

◇주관적 소비자 확대 = 온라인 공간의 특별한 현상이 빛을 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견해와 관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서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개인의 취향 등을 SNS 상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자신의 관심사와 일상을 타인과 공유하길 거부하지 않는다. SNS 속 해시태그는 이러한 현상에 불을 붙인다.

더불어 제품 성능보다 자신의 만족을 우선하는 경향이 확대하면서 SNS 속 특정 인물의 소비 행태를 참고·모방하는 현상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NS 현상에 주목한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도 제품 홍보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ootd' 검색이 소비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다. SNS로 제품을 홍보하고, 곧바로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은 SNS 사회에서는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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