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2100개 회원사 수출 확대, 기존 분과위원회 탈바꿈
경남상의협의회 위상 제고, 정관·규정 변경 등 검토

한철수 고려철강 대표이사가 지난달 19일 제3대 (통합)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됐다. 3대 회장은 마산·창원·진해 3개 시 통합에 발맞춰 2011년 12월 3개(마창진) 지역상공회의소가 통합하고서 처음으로 경선으로 뽑혔다. 심각한 수준의 경선 후유증은 없지만 지역경제계에서는 제법 낯선 풍경이었다

창원상의는 2100여 개 회원사에, 상근 직원 36명, 지역별 상의 중 전국 3∼6위권의 일반 회계 기준 연간 예산 규모를 자랑한다. 창원상의 회장은 당연직으로 도내 9개 상의를 대표하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도 함께 맡아 그 위상이 높다. 하지만, 장기 침체 국면인 조선해양산업, 고전 중인 기계산업, 낡은 건물과 더딘 변화 속 창원국가산업단지,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IT(정보기술)·ICT(정보통신기술) 산업 미미, 신산업 성장 동력인 창업 생태계 낙후성 등 3대 회장이 짊어져야 할 짐도 많다. 한 회장이 이런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3년간 조직을 이끌어갈지 15일 만나 들어봤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산업 현실을 반영해 기존 4개 분과위원회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기자간담회, 취임식 때 조직 개편을 무척 강조했는데, 어떤 식으로 할텐가?

"창원상의 사무국이 회원들과 현장에서 만나는 게 다소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어 현장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싶다. 또한, 상의 내 4개 분과위원회(균형발전·상생협력·국제협력·산업진흥위원회)가 있는데, 이 분과위를 지역산업 현실을 반영해 실무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더불어 회원사 수출을 돕고 국외 통상 기능을 강화할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국제 마케팅 전문가 등 전문 인력 확보도 하겠다. 오는 3월 초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것 같다."

-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역할 확대와 위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창원상의는 현재 협의회의 구성원 중 하나일 뿐이라서 도내 다른 지역경제 연구를 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각 상의에는 지역경제나 기업을 연구할 전담 인력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경남도와 위상에 걸맞은 파트너십 형성을 해야 하는데 현재 조직 형태로는 쉽지 않다. 그러려면 협의회를 법인화해야 하는데, 초기 설립 자본·운영자금 확보·인적 자원 확충 등 여러 문제가 따라온다. 현행 법과 대한상의 정관 변경도 필요할지 모른다. 경남을 대표할 만한 위상을 지닌 경제인단체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적극 공감해 어떤 식으로든 검토해보겠다. 필요하면 오는 3월 대한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관련 정관·규정 변경 등을 건의하겠다."

- 경남지역 창업생태계 부실이 최근 많이 지적된다. 지역 창업펀드가 거의 없고, 벤처캐피털 운용사도 없다.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는가?

"아쉬운 게 1998년 IMF구제금융 이후 지역금융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했다는 점이다. 당시 경남종합금융, 경남리스, 경남투자금융, 경남창투 등 다양한 투자금융사가 있었는데 모조리 사라졌다. 여기에 경남은행도 부산은행으로 넘어갔다. 지역 금융시스템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일단 경남도와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에서 공공자금에 기초한 창업펀드 조성으로 물꼬를 틔우고 민간 쪽으로 확대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창원상의는 지난 2011년 마창진 통합 후 처음으로 3대 회장을 경선으로 뽑았다. 지난 9일 열린 이·취임식에서 한철수(앞줄 왼쪽에서 둘째) 신임 회장과 최충경(셋째) 전임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창원상공회의소 역할은?

"IT와 ICT를 제조업에 입혀야 하는데, 지역 IT·ICT 산업 육성이 안 돼 너무 빈약하다. 공공기관에서 의도적으로 지역 IT·ICT 업체에 일감을 줄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과 자치단체가 우선 끌어주고, 지역 IT·ICT 산업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대기업과 제조업에 접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외 4차 산업혁명 모델 기업을 선정해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다. 창원상의가 업종별·아이템별로 국내외 모델 기업을 선정해 회원사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

- 창원국가산단을 연구개발(R&D) 집적지로 만들어야 한다는데, 본사와 기업연구소, 테스트베드(시험) 공장 정도를 운영하려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땅값이 너무 비싸다. 창원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오는 게 현실이다. 창원시 시책인 '대규모 필지 분할 매각 불가'? 발상 전환 필요하지 않나?

"창원산단에 대기업이 있기에 산단 경쟁력이 있는 것은 맞다. 물론 중소기업에는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 필지 분할 매각 허용 여부는 대기업 밀집지역에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되 중소기업 밀집지역은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연구하고 논의할 때는 됐다. 내부 연구와 논의를 거쳐 (시에) 우리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 경선 뒤 후유증은 없는가? 회장 선출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다들 좁은 지역에서, 그것도 간접선거로 이뤄지는 경선이라 자칫 인연이 끊어질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추대로 가자고 했다. 저와 경선한 후보도 선거 전 공감했었다. 그래서 회장 후보 추대위원회에 맡겼고, 양측(두 후보) 모두 '잘되겠지'라고만 생각했었다. 추대위 규정이 다소 면밀하지 못해 문제가 튀어나왔다. 우리가 정치권처럼 이념으로 갈라진 것도 아니고 서로 이해관계와 필요에 따라 충분히 재결합할 수 있다. 제가 보기에는 후유증 혹은 갈등은 거의 해소됐다. 다만, 차기 회장 선출 때에는 후보 예정자를 사전에 받고, 추대위가 후보 예정자 간 조율을 해 추대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은?

"소득을 올려 국민 삶을 편하게 한다는 근본 취지에 반대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급격하고, 대기업-영세상인을 차등화하지 않은 적용이라 비현실적이다. 또,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동시 조정도 필요하다. 전체 구성원이 적응할 속도로 했으면 한다."

- 끝으로 기업인과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업은 창의적인 변화를 하고 각자 변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의도 그런 변화·변신을 돕겠다. 기업인이 사회적인 존경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기업이 고용 창출, 소득 창출로 소비 촉진, 납세도 한다. 국가를 움직이는 게 기업인인데, 이상한 시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기업인에게 따뜻한 격려를 해주면 더 큰 책임감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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