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입당 의미·전망…김경수·민홍철 정중동 행보 속
한국당 이슈 선점에 '반전 효과'…거제 당원 집단 탈당 수습 과제

거제 지역 민심 분열인가? 당 외연 확장 마중물인가? 권민호 거제시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이 불러올 도내 정치권 파장이 주목된다.

권 시장 입당과 관련해 당 내부 기류는 미묘하다. 권 시장 지역 기반인 거제지역이야 반대 여론이 드세지만, 도내 타지역 일부 지역위원장과 당원 사이에는 권 시장이 당내에서 나름 역할을 해 주리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권 시장을 향한 기대감은 그가 입당 전부터 경남도지사 출마를 강력하게 시사해 온 데 있다.

지금까지 도지사 선거 이슈를 주도한 쪽은 자유한국당이었다. 홍준표 대표가 직전 도지사를 지낸데다 불출마를 선언한 박완수 의원을 비롯해 이주영·윤한홍·안홍준·김영선·강민국 등 중앙과 지역 정치 무대에서 이름난 인사들이 도지사 후보군에 오르내리면서 선거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

반면 민주당은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일찌감치 도지사 출마 선언 후 관련 행보를 하고 있으나 도민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었다. 민홍철·김경수 국회의원 이름이 거론되지만 선거가 채 5개월도 안 남은 현 시점에도 이들은 정중동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타 후보들의 경쟁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김 의원 등판만이 필승 카드로 여기는 시선도 있다. 이는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음에도 경남에서는 아직 '인물난'을 겪는다는 방증이다.

권 시장 입당이 이 점에서 민주당 도지사 선거 흥행에 도움이 되리라 여기는 이들이 많다. 공 전 시장 한 사람으로서는 한국당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도내 한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권 시장이 공언한 대로 도지사 선거 행보를 시작하면 우리 당도 경쟁 구도를 갖추고, 후보 간 이슈 파이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아울러 권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 고향이지만 한국당 영향력이 강한 거제를 민주당 아성으로 바꿔놓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권 시장을 교두보 삼아 거제시장을 비롯해 도·시의원, 나아가 국회의원에 이르는 '지방권력 완전 교체' 청사진을 그려봄 직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대선 과정 등을 거치면서 거제지역 당원 수가 급격히 늘었다.

거제지역위 권리당원은 지난 2016년 11월만 해도 87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280여 명으로 급증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고향 사람들의 지지세라고 볼 수 있지만 당원 수 확대에 권 시장의 도움이 전혀 없었다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에 따른 거제지역 민주당 분열이다. 최근 입당자 중에는 권 시장 지지 세력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는 기존 거제지역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권 시장 입당에 극렬 반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각종 불법·비리 의혹, 정체성 문제도 문제지만 앞으로 거제지역위 헤게모니를 권 시장이 쥐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에 '험지(險地) 중 험지'로 여겨진 지역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킨 기존 당원들로서는 정체성도 맞지 않는 사람에게 지역위 권력을 내어 줄 판이 된 셈이다.

거제 당원 집단 탈당 움직임은 이런 점에서 당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됐다. 아울러 당내 분열 최소화는 권 시장이 "입당에 반대한 분들과 소통과 화합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얼마나 성심성의껏 지키느냐에 달리게 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