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회의원 비율 111위의 한국 현실
경남여성정치포럼 발족 큰 전환점 되길

5개월 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분권을 강조한 마당이고 1987년 유월민주항쟁의 성공으로 직접민주주의를 되찾고 그 후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된지 20여 년. 여전히 세금과 권력은 중앙에 집중된 상황, 진정한 자치분권이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없다. 난 여기에 진정한 분권이 이루어지려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남녀 불평등을 생각했을 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가능하다고 믿는다.

대한민국 2017년 10월 인구통계를 보면 여자 2591만 6208명, 남자 2585만 2884명. 남자 반 여자 반. 이런 남녀의 성비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여성이 대문밖으로도 제대로 나가지 못했던 시절엔 정치라는 것이 남성 전유물이었다. 계급사회였고 불평등이 정상인 것처럼 여겨지던 때였다. 민주주의가 싹트면서 세상은 변했고 지금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정치는 여전히 남성의 전유물인 것처럼 그 기득권이 유지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성립되고 제헌국회서부터 현 국회까지 여성의원 구성비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1948년 제헌국회 의원 198명 중 여성 1명, 2대 2명, 3대 1명, 4대 3명, 5대 다시 1명. 그리고 쭉 넘어와서 2000년 16대 16명으로 5.9%, 17대 39명 13%, 18대 41명 13%, 19대 44명 15%, 20대 48명 17%. 비율로 보면 꾸준히 올라오긴 올라왔다. 70년 동안 0.5%에서 17%까지 올랐으니. 그런데 이 수치를 보고 장족의 발전, 뭐 그렇게 여기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 세상에.

17%, 결코 자랑할 수치가 아니다. 2015년 국제의회연맹(IPU)이 190개국을 대상으로 여성 국회의원 수를 조사한 자료를 보니 1위가 르완다 63.8%, 몇 칸 건너뛰어 스웨덴이 43.6%, 그리고 쭉 내려와서 대한민국 111위. OECD회원국으로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우리의 정치의사결정 성평등 순위다. 북한도 우리보다 높게 나타났다. 86위. 이쯤이면 우리나라 성차별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아차리고도 남을 일이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때에도 여성 장관이 2명밖에 안됐다. 11%. 이번 문재인 대통령 들어서 31%가 된 것은 다행이다. 게다가 재임 기간 중에 50%를 채울 것이라 하니 기대해본다.

파리테법이란 게 있다. 2000년 프랑스에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선출직 공직에 남녀의 동등한 참여를 명문화한 것이다. 2006년 칠레에서 세계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고 2012년 프랑스가 남녀 동수 내각을 이뤘다. 그리고 2015년 캐나다가 보편적 가치를 실현했다. 2014년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는 여성의원 수가 50% 전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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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남은, 여성 국회의원이라고는 한 명도 없고 자치단체장 중에서도 없다. 경남도청 고위직 간부 역시 여성은 드물다. 이런 상황, 어제 도의회에서 경남여성정치포럼이 발족했다. 오랜 노력,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었다. 이젠 다를 것이다. 힘껏 가속페달을 밟아도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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