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의원 도지사 선거 불출마 여파…선택지 넓어진 민주당도 고심

6월 경남도지사 선거구도가 자유한국당 유력 주자로 꼽혀온 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박 의원은 14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저는 당초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중앙과 지역에서 한국당과 지역 발전, 그리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연말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 후보로 경쟁력이 있다" "선거 준비를 하라고 직접 권유했다"고 잇따라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최종 결심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도 "당 내에 '경남지사는 박완수가 대안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은 게 사실이다. 당 입장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일 창원에서 열린 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기자들에게 되묻는 등 결단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불출마 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홍 대표 측에도 이런 입장을 전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선회에 당 안팎에서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 홍 대표와 모종의 조율 실패 등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박 의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한 측근은 "액면 그대로 봐달라. 평소 강조한 대로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본분, 지역구민과 약속에 충실하고자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에 "(박 의원 말고도) 다른 대안이 있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지만 꽤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홍 대표가 가장 선호했던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의 불출마에 이어 홍 대표가 열심히 띄웠던, 한국당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주자마저 잃어버린 까닭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24~26일 국제신문·리얼미터가 진행한 경남지사 적합도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11.0%를 얻어 21.7%를 기록한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당 내 후보 적합도는 14.6%로 예의 1위였는데 이주영(12.5%) 의원 정도만 근접했을 뿐 강민국(5.1%) 경남도의원, 김영선(4.7%) 전 의원, 안홍준(4.0%) 전 의원 등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물론 홍 대표 최측근으로서 홍 대표의 출마 권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남았으나 문제는 경쟁력이다. 앞서 한국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3.5%) 의원은 김영선·안홍준 전 의원에게도 밀리며 6위에 그쳤다.

윤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경남지사에 마음이 없지 않지만 이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지지율 상승 등 반전을 못 만들면 설사 뜻이 있더라도, 후보로 낙점되더라도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모든 선거구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겠다"는 홍 대표 자신의 공언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 불출마가 주목되는 또 하나 이유는 한국당을 넘어 여권에 미칠 파장이다. 여권의 필승 카드지만 일관되게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김경수 의원에 대한 '압박'은 결국 경남지사 선거 승리를 위한 것이었다. 민홍철(민주당·김해 갑) 의원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도 자천타천 거론 중이나 여러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와중에 한국당 필승카드로 꼽히는 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머지 한국당 후보군이라면 누가 나서도 해볼 만한 게임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김 의원이 안은 부담을 덜고 다른 주자에게도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여건이 본의 아니게 조성된 셈이다. 김 의원은 늦어도 이 달 안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한국당 등 경쟁 정당 쪽 움직임을 물론 주시하고 있다"며 "박 의원이 나서느냐 마느냐에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지는 않겠지만 '강한 상대'가 사라졌다면 아무래도 영향이 좀 있지 않겠느냐. 김경수·민홍철 의원,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 모든 주자가 고심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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