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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슈퍼, 유통구조 달라 가격 싸움서 백전백패

[길 잃은 동네슈퍼] (하)출발점부터 다른 현실
SSM과 달리 도매업체 등 1∼2단계 더 거치는 탓 판매가↑
대기업 진출 방치한 채 동네슈퍼 지원 '밑빠진 독 물 붓기'

김해수 기자 hskim@idomin.com 2018년 01월 15일 월요일

"우리가 느끼기엔 괴물 같습니다."

창원의 한 '이마트 에브리데이(everyday)'로부터 300m 떨어진 곳에서 동네슈퍼를 운영하는 한 상인의 말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신세계 계열 SSM(기업형슈퍼마켓)이다.

소비자가 유통점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격'이다. 그러나 동네슈퍼와 대기업 유통점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출발선이란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들여오는 입고 가격이다.

◇유통구조 달라 경쟁 자체 불가 = 최근 동네슈퍼 중 '전단 행사'를 하는 곳이 늘었다. 일부 소비자는 "이렇게 판매해도 이윤이 남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동네슈퍼의 결정은 그보다 절박했다.

동네슈퍼는 전단 행사를 할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먼저 공간이 부족하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은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물품을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데 작은 규모 점포들은 별도 물류 공간이 없다. 별도 공간을 만들려면 기존 제품을 빼거나 행사 제품을 매일 채워넣는 수밖에 없다.

이재희 경남나들가게협회장이 동네슈퍼와 대기업 유통점의 유통과정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해수 기자

둘째는 전단 행사 제품들은 대부분 이익률이 매우 낮다. 창원 의창구에서 동네슈퍼를 운영하는 유남구(가명) 씨 예를 들어보자. 지난주 정상가로 한 상자에 2200원짜리 과자를 전단 행사 때 1600원에 팔았다. 이 과자의 입고 가격은 1400원이다. 물류비용, 전기료,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마이너스다.

남구 씨처럼 동네슈퍼들이 손해를 감수하고도 전단 행사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동네슈퍼는 비싸다'는 선입견에 눈길도 주지 않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동네슈퍼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서는 대기업 유통업체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유통구조에 있다.

동네슈퍼 물건은 제조공장에서 유통 대리점, 도매업체를 거쳐 입고된다. 그러나 대형 유통매장 물건은 제조업체에서 대리점을 거쳐 바로 매장에 진열된다.

최근 논란을 낳은 이마트 노브랜드처럼 기업 자체 상품 PB·PL 제품은 제조공장에서 포장지만 바꿔 바로 매장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유통구조가 단순하니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줄어 매장 입고 가격이 낮다.

반면 동네슈퍼는 대기업 유통점과 비교해 1~2단계를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매장에 들어오는 가격부터 '게임 오버'다.

◇편의점 역전, 대기업 규제 살길 = 2017년 도내 편의점 수가 동네슈퍼 수를 뛰어넘었다. 동네슈퍼 운영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어떻게 하면 이들을 살릴 수 있을까.

경남지역 동네슈퍼는 2017년 12월 기준 3185개다. 2015년 6월 2036개이던 슈퍼는 2016년 12월 기준 3416개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1년 사이에 200개가 넘는 슈퍼가 문을 닫았다. 동네슈퍼가 가장 많은 창원지역도 마찬가지다. 2015년 6월 691개였던 슈퍼는 2016년 12월 1180개까지 늘었으나 2017년 12월 현재는 1089개로 약 100개가 사라졌다.

반면 도내 편의점은 2017년 12월 기준 3266곳으로 동네슈퍼 숫자를 넘어섰다. 2015년 6월 1444개에 불과했으나 2016년 말 3000개에 육박했다. 창원지역 편의점도 2015년 6월 422개였으나 매년 200곳 이상 증가해 2017년 12월 현재는 96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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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고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1000억 원 가까이 들여 '나들가게' 정책을 시행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경남지역 나들가게 폐업·취소율은 26.1%이었다. 경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같은 기간 전국 나들가게 폐업·취소 점포는 총 3172개로 폐업·취소율이 28.2%에 달했다.

현재 불평등한 유통구조와 무분별한 대기업 유통점 진출을 방치한 채 동네슈퍼를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재희 경남나들가게협회장은 "가장 중요한 핵심은 대기업 자본의 규제와 제한이 바탕이 돼야 동네슈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네슈퍼의 몰락은 대규모 실업과 지역민의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져 사회 구성원 모두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또 편의점부터 SSM, 대형마트, 백화점 등 모든 유통업체를 재벌이 독점하게 되면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막으려면 상인들도 매장 관리와 마케팅, 조직화 등 노력을 해야겠으나 대기업 유통점 개점 규제, 영업 규제, 허가 제한 등이 절실하다"며 "특히 창원은 인구와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스타필드처럼 대규모 유통점 출점은 더더욱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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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에서 경남지역 상장사, 공기업, 대학창업, 여성경제, 유통, 소비자, 마이스/관광 등을 맡고 있습니다. ☞ 연락처 : 010-8560-8971

5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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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2018-01-15 13:37:19    
또 결국은 스타필드 입점 반대논리네
참 한심하다. 그리 할짓이 없는지.
대다수인 창원시민이 원하는데 어짜피 편의짐들이 동네 구멍가게 슈퍼는 이미 초토화인데 그 논리를 스타필드에 빗대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이런거 하는것이 존재감 드러내는 거라 생각합니까?
일부 정당에서 이것을 빌미로 자신들 존재감 드러내기 혈안이던데 경남도민일보도 추종하는가?
창원시민도 원정가지 않고 문화생활과 여가활동 하고싶다.
언제까지 김해나 부산에 갖다 바쳐야하며 길바닥에 돈을 버려야합니까?
귀있는자는 들을지어다....
2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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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18-01-15 11:39:11    
왜 창원의 소상공인들만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
창원 인구 3배에 달하는 부산에는 이들이 그리 무서워하는 대형 유통시설이 세지도 못할 정도로 입점해 있는데 부산 소상공인들은 전부 람보고 터미네이터라도 된다는 말일까?

왜 창원의 소시민들만 비싼 유류비와 시간을 할애해 가면서 그 소상공인들을 위해 자신들의 복리를 희생해야 하는 것인가. 창원 경기가 엉망이니 다른 대도시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욱 거주 여건을 좋게 만들어 질 좋은 노동력을 유입시킬 수 있는 활기찬 도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행정가의 자세가 아닌가?

사회적 현상의 한쪽만 바라보면서 편향된 의견을 사회 전체적 진리인 양 호도하면서 대다수 침묵하는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2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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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18-01-15 11:25:48    
원래 사회적 구조가 변화하면 적응하는 사람이 생기고 낙오하는 사람도 생긴다. 하지만 그를 통해 사회 전체의 후생과 이득이 증가한다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진보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남도민일보는 진보가 아니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대한민국은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야 했다. 그래야 농민들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한미FTA도 실시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불쌍하고 보고 있으면 눈물날 것 같은 &#039;약자&#039;들을 지켜야 하니까.

얼마전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창원시민의 60% 이상이 스타필드 유치에 찬성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이 도민일보가 그리 사랑해 마지않는 소상공인들조차 과반수 찬성표를 던졌다. 이런 90년대식 좌파 선동 기사가 통하지 않는...
2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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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일보냐 2018-01-15 09:56:10    
시민들이 아는 경남도민일보의 다름이름.
1. 정의당 일보
2. 롯데일보.
3. 창원퇴보일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문은 왜 만드는건지..
22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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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민 2018-01-15 09:26:42    
그래서....시민들은 소상공인을 위해서 비싼거 사먹어야하나?
동네슈퍼를 위해서 시민들이 존재하는구나...
몰랐어..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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