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생각의 순간 기록
역사 되는 '글쓰기' 일깨워
일상의 소소한 '공감' 주목

"글이란 순간을 두 번 사는 과정입니다. 글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남기고 기록하여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지향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입니다." 마산문협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장진석(45) 씨가 최근 <하루 48시간>을 펴냈다. 2015년 전자책 <시시콜콜 잡다한 이야기>에 이은 2번째 책이자, 종이인쇄로는 처음 내놓은 책이다.

아동문학으로 등단한 저자이지만, 이 책은 특정 장르를 한정하지 않는다. 시와 동화, 수필이 섞였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책이란 장르를 정해서 거기에 맞게 써내려가야 한다고요. 하지만 사는 게 장르가 정해진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때그때 사는 느낌이 다릅니다. 때론 시적으로, 때론 동화적으로, 또 때로는 세상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글을 썼습니다. 시간과 생각의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글의 종류를 정하여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는 책 표지에 저자 이름도 없었다. 장르를 한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표지에 이름을 남기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자의 고집이었다. 장르에 대해서는 고집을 꺾지 않았지만, 결국 이름은 넣는 것으로 표지를 수정했다.

자신의 두 번째 책 〈하루 48시간〉을 펴낸 장진석 사무차장. /이원정 기자

저자는 이 책을 "가족들이 같이 읽어도 되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길지 않은 호흡으로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저자는 두 아들에게도 글을 읽어주며 반응을 살폈다.

"큰아들 훈서는 초등학교 6학년인데, 책이 재미있다고 해요. 가지고 다니면서 읽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언젠간 책을 내고 싶다고 합니다. 3학년인 작은아들 정훈이는 큰애만큼 책에 관심은 없지만, 동화를 읽고는 재미있다고 하네요."

'하루 48시간'이라는 것은 24시간인 하루의 시간을 48시간만큼 열심히 나눠 쓰자는 뜻이 아니다. 치열한 삶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삶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흔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고 한다. 뭔가 바쁜 일상을 보냈는데도, 돌아보면 무엇을 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일을 많이 했는데, 지나고 나면 남는 게 없더군요. 뭘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러한 것을 붙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글을 남기고, 글을 통해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하루를 2번 산 것이 되지 않을까요.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면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로 생활을 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말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지만, 글을 쓰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역사를 남기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 부모님 세대 등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잘 모릅니다. 저도 80대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하는 것을 듣고 그 삶을 겨우 알 뿐이죠. 지금은 다들 많이 배우지 않았습니까. 자신의 생활을 글로 남기면 자신의 역사를 넘어 자식들에게는 가족의 역사가 되고, 나아가 지역의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잘 쓰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민해서 글을 쓰기보다는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겨 놓는 것이 좋다며, "일단 펜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는 술술 막힘없이 잘 말합니다. 중간에 위트 있는 말도 하죠. 그런데 글을 쓰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냥 말하듯이 쓰면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순간의 생각을 남긴 결과물로,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읽다보면 그 평범함에 '공감'을 하게 된다.

저자가 권하는 '이 책을 읽는 법'.

'시간대별로 또는 생각별로 아무 페이지나 펼친다. 글을 읽고 낙서도 마음대로 한다. 마음대로 책장을 덮는다.'

저자는 올해 동화책을 내기 위해 작업 중이며, 단편소설도 낼 계획이다. 274쪽, 북랩 펴냄,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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