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눈에는 신기한 모양이다. 미국 지상파 ABC방송은 최근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축제 현장에서 "DMZ(비무장지대) 쪽으로 올라가면 분위기는 달라지지만, 축제장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고, 스피커를 통해 가요가 울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접경지역 꽁꽁 언 강에 수만 명이 모여 얼음낚시를 하고 있으니 이상하게 볼만하겠다. 남·북은 세계 유일 분단국가 아닌가. 더구나 최근 고조된 북핵위기로 어느 때보다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이 커 더 그렇다.

다행히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니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릴지 기대가 크다. 지난 9일 고위급회담을 열고 남측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북측은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에서' 남북관계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 표현을 놓고 대남선동을 위한 것이라는 둥 딴죽 거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존중한다고 한 그간 남북선언들에 있었던 문구다.

남북화해와 평화에 전기를 마련했던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했다. 그에 따라 외세가 전쟁을 부추기든 통일을 반대하든 협력과 교류를 해왔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남북관계가 고착됐지만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미 간 '핵 단추' 싸움에서 우리는 생존이 걸린 당사자다. 북핵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외세 뜻이 어떻든 우리는 살아야 한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우리 의지는 평창에서 펄럭이는 남북단일기를 타고 세계만방에 전해질 것이다.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을 하면 더 좋겠다. 한반도에 이상기후 없이 따뜻한 봄날이 달력 넘어가듯 오길 바란다. /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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