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에 노동자들이 모였다. 천막에 서서 돼지국밥 한 그릇으로 몸을 데웠다. 배달호 노동자 15주기 추모제에 참가하고자 250여 명이 찬 바닥에 앉았다. 배달호 노동자가 노동조합 탄압, 손해배상·가압류로 힘들어하다 목숨을 끊은 지 15년이 지나서야, 1명을 제외한 해고자가 복직됐다. 노동자가 목숨으로 저항하고 투쟁을 해도, 사태 해결은 이처럼 더디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가 12년 전인 2005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6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843명이 불법 파견이라고 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대법원이 2013년 한국지엠 사장에게 벌금 700만 원을 물렸고, 2016년 하청 노동자 5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에서 원청 지시로 일하기에 불법 파견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 지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동조합을 조직해 10년, 15년 이상 투쟁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데도 이같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득 노조조차 없다면 어떨지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0%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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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창원의 한 공장 앞에서 노동자들이 집회를 할 때였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공장으로 들어가고자 집회 옆을 무심히 지나던 모습이 기억난다. 이들이 돈을 벌고자 더 위험한 일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들의 목소리는 회사에 반영되고 있는지.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때 파업조차 할 수 없는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한 많은 노동자가 제 권리를 찾는 데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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