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실태조사…3개 중 1개 기준치 초과 세균 검출

대부분 화장품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테스터 화장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 3개 중 1개는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진행한 테스터 화장품 비치·표시실태 및 미생물 위생도 조사결과를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16개 매장의 테스터 화장품 42개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42개 중 33.3%에 해당하는 14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됐다. 제품별로 아이섀도는 16개 중 2개(12.5%)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한 개(6.3%) 제품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초과 검출됐다. 마스카라는 10개 중 무려 5개(50%)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초과 검출됐다. 입술 제품은 16개 중 4개(25%)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3개 제품(18.8%)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총 호기성 생균'은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으로, 이들에 오염된 화장품을 쓰면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되면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등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위생상태가 불량한 이유는 테스터 화장품 대부분이 장시간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비치돼 있어 먼지, 습기, 교차 오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대상 16개 매장 중 13개(81.3%) 매장에서는 아이섀도 제품, 9개(56.3%) 매장에서는 고체형 제품(립스틱)을 뚜껑이나 덮개 없이 개봉된 상태로 비치하고 있었다. 제품을 위생적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일회용 도구를 제공하는 곳은 1곳(6.3%)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테스터 화장품 피해를 예방하고자 화장품협회에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관련 업체에는 매장 내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며 "업체는 이를 수용해 위생관리(테스터 화장품 비치관리 및 소비자 사용법 안내·홍보 등)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 간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를 이용할 것 △눈·입술 부위에 직접적인 사용은 자제하고 손목·손등 부위에 테스트할 것 △제품에 기재된 개봉일자나 유통기한을 확인할 것 △테스트 후 최대한 빨리 제거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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