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 도왔다고 음해"

한 여경이 경찰서 앞에서 '성범죄·갑질 없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ㄱ 씨는 8일 김해서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ㄱ 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상반기에 김해서부서 한 지구대에 함께 근무한 후배 여경의 직장 내 상습 성추행 사건을 알고 피해 여경이 청문감사실에 성추행을 신고하는 것을 도와줬다.

당시 피해 여경은 수습기간이었고, ㄱ 씨는 피해 여경의 멘토였다. 피해 여경은 지구대에 근무하면서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ㄱ 씨에게 털어놨다. 이 사건은 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접수됐고, 상사는 징계를 받았다. 이후 상사와 피해 여경, ㄱ 씨는 각각 다른 곳으로 발령났다.

8일 경남 김해서부경찰서 앞에서 현직 여경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징계를 받은 상사는 ㄱ 씨가 당시 근무 중에 방치차량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직무유기로 경찰서 수사과에 고발했다. ㄱ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후 이 사건은 한동안 잠잠해졌다.

하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 ㄱ 씨는 "당시 지구대장이 저에게 '너 때문에 경찰서 치안성과 꼴찌 된다, 너 때문에 피해 여경 조사받게 돼 2차 피해 입는다, 성 비위 면담했으면 나한테 먼저 보고해서 무마하게 해야지 왜 감찰에 신고하게 했느냐'며 성비위 책임을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대장은 피해 여경을 도운 사람이 누구인지 모두 공개했고, 성비위 사건 직후 지구대장은 ㄱ 씨가 처리한 112신고 건을 약점으로 삼아 '너 이거 언론에 터트려 줄까'라며 협박했다는 것이다.

ㄱ 씨는 "경찰서장이 지구대장의 비정상적 갑질에 대해 감찰조사에 들어가려는 찰나 언론에 저의 112 업무내용이 노출돼 제가 입은 피해가 다 묻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ㄱ 씨는 "지구대장은 감찰조사를 빠져나갔고 경남경찰청 감찰은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갑질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해서부경찰서 관계자는 "ㄱ 씨가 경남경찰청 감찰조사를 요구한 만큼 감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