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목표·계획보다 실천 의지 중요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집중하면 달성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올해는 이거 하나만큼은 꼭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한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줄이겠다, 체중 감량을 하겠다, 성적을 올리겠다, 효도하겠다 등 각자 자신의 일이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올해는 반드시…'라며 목표를 정해 마음을 굳게 먹는다. 각오를 다지는 차원에서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에게 선언까지 하는 자신감을 표출한다. 이렇듯 마음을 다잡는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한자어가 바로 '작심(作心)'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작심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말에 '삼일(三日)'을 갖다 붙이면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바로 '작심삼일(作心三日)'로, 결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비아냥거릴 때 사용한다. 이런 연유로 금연, 금주에 실패한 사람을 두고 '당신 하는 일이 그렇지' 하며 작심삼일 운운한다. 아니면 사흘을 넘기지 못할 약속이라면 아예 하지 말라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아마 가장 많은 자신과의 약속을 꼽으라면 금연·절주 혹은 금주, 체중 감량일 것이다.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동반되어야만 지킬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실패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칼럼을 쓰는 기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두고 '독하다'며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부러운 것이다. 실천 의지가 부족한 자신을 감추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작심'이 중요하다. 어떤 일의 시작이다. 무엇 무엇을 하겠다는 다짐 없이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작심마저 하지 않는다면 성취할 수 있는 일도 거의 없다. 새해 모두 작심하자.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마음을 다잡는 것부터 하자. 그것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 설령 그 마음이 사흘을 넘기지 못해 작심삼일이라는 비아냥을 듣더라도 그냥 해보는 거다. 대체로 자신과의 약속인 만큼 지켜내지 못해도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투자의 개념이 아니기에 경제적으로 별반 손해 볼 것도 없다. 물론 가족이나 주위로부터 핀잔이나 비아냥의 대상이 돼 다소 존심(存心)이 상할 수도 있겠으나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자책에 마음이 괴로울 수도 있다. 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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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마음먹은 대로 다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다 된다면 별 재미도, 별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것이 세상사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열개 중 하나라도 된다면 그게 사는 맛이라고 말한다. '작심'은 하되 너무 멀리까지 한 번에 욕심을 내거나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집중하고, 내일은 내일 할 수 있는 만큼, 모레도 마찬가지, 그러다 보면 손에 무언가 쥐는 것이 생긴다는 뜻 아닐까. 무술년(戊戌年) 개의 해가 벌써 일주일가량 지났다. 아직 어떤 계획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작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설령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말이다. 작심삼일 10번이면 한 달이 가고, 100번이면 1년 중 300일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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