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경험·직업 등 거짓으로 꾸며 공유
온라인세계 조작 가능성 인정하고 봐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진을 활용한 SNS 이용이 일상화되고 있다. SNS는 볼거리를 제공하여 대화와 소통을 가능하게 하여 인간관계 구축을 쉽게 한다고 많은 연구자가 주장한다. 또한, 사교와 지속적 관계, 그리고 공동체 유대감을 주기 때문에 친구 간의 우정과 긍정적인 자아를 만드는 기능에 주목한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학자들이 SNS의 부정적 기능에도 주목한다. 대표적으로 부산대 신방과 황성욱·박재진 교수가 대학생 374명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의 심리적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1위는 SNS상 가벼운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었고, 2위는 친구나 지인이 공개한 미화된 삶의 모습을 접하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3위는 타인을 의식해 가식적이고 과장된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었다. 여기에서는 부정적 기능 중 하나인 SNS의 허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청소년들에게는 특히 SNS는 하나의 문화이자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문화 현상 중 하나는 '인증 문화'이다. HS애드 광고회사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년에 비해 인스타그램 언급량이 3.5배 늘어나고 해시태그와 사진 보정을 통해 '순간의 감성과 일상'을 공유하는 인증 문화가 보편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인증샷 열풍이 불더니 어느 순간부터 '허세샷'으로 변모하였다. 이제는 그 정도가 심해져서 호화로운 가구나 다양한 해외여행 사진을 수시로 올리지만 현실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다세대 원룸에서 사는 사람들이 소개되곤 한다. 이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재력과 경험, 직업 등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현상을 'SNS 허언증'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SNS 허언증과 허세샷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미화된 삶에 대한 박탈감과 타인을 의식해 과장된 사진을 올리려는 압박감을 동시에 느낀다.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의사나 심리학자들은 나름의 처방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지만, 커뮤니케이션 학문의 관점에서 '연출과 조작가능성'이라는 개념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미디어는 현실 반영으로 시작했지만 청소년에게는 현실을 규정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실 세계와 온라인 가상 세계가 구분되고 온라인 가상 세계는 그만큼 조작과 연출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인증샷은 현실의 순간일 뿐 현실 전부는 아니며 대체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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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회학적 입장에서 '청년 세대의 고단함'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980년에서 2000년 사이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는 인터넷과 SNS 활용은 능숙하지만 고용과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여 빈부격차를 실감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 등 최소한의 삶의 조건조차 충족하기 어려워 현실에서 낮아진 자존감을 온라인 SNS를 활용,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증샷과 허세문화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며 한국 사회의 치유라는 궁극적인 사회 변화와도 연동하여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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