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사회단체 지원 분석] (3) 경남 시·군·구별 지원내역 보니
노인회·새마을운동·바르게살기 등 운영·사업비 받아…일부 불명확한 사업도
노인회 '일자리 사업'으로 상당한 지원

작년 전국 245개 지자체가 노인회, 새마을운동, 바르게살기, 한국예총 등 주요 사회단체에 최소 1744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경기지역이 362억 2605만 원으로 가장 많이 지원했으며, 다음으로 경남이 177억 957만 원을 지원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지원액이 많았다.

◇창원시 지원액 압도, 의외(?)로 적은 경남도청 = 경남도청 및 18개 시·군이 제공한 776건의 항목을 분석해봤다. 먼저 경남 지자체별로 보면 창원시가 177억 가운데 35억 6884만 원을 지원했다. 이어 진주시(20억 5678만 원), 사천시(17억 7045만 원), 합천군(17억 4147만 원)이 상위권을 이뤘다. 경남도청은 16억 8190만 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14개 시·군은 10억 원 미만이었다. 가장 적게 지원한 곳은 역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군으로 1억 9289만 원이었다.

창원시 지원금액이 많은 까닭은 역시 옛 창원-마산-진해 통합 영향이 컸다. 이 세 지역 단체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창원시는 모두 따로 지원해줘야 한다. 노인회는 '대한노인회 창원시창원지회', '대한노인회 창원시마산지회', '대한노인회 창원시진해지회'가 따로 있으며, 창원예총, 마산예총, 진해예총도 그대로 있을뿐더러, 심지어 문인협회나 미술협회 등도 따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경남도청은 16억 8190만 원을 지원해 합천군보다도 지원금이 적었다. 하지만 이는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경북도청은 16억 5875만 원, 충남·전북·전남도청과 울산시청은 10억 원 내외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강원도청 7억 3320만 원, 대전시청 5억 8473만 원, 세종시청 5억 1549만 원에 불과했다. 결국, 많은 사회단체가 광역자치단체 지원보다는 시·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지원에 기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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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 지원액 큰 이유는 = 경남에서 가장 많이 지원받은 곳은 역시 노인회(61억 2036만 원)다. 노인회는 전국적으로도 약 586억 원을 받아 새마을운동 단체(403억)를 누르고 가장 많이 지원받은 사회단체가 됐다. 약 61억 원 가운데 운영비(간부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등) 성격 지원금이 12억 6416만 원이며, 사업비 성격 지원금이 48억 5620만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금액이 많은 곳은 노인회 사천시지회의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8억 3011만 원)이다. 사천시지회는 노인 일자리 위탁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노인 일자리 취업상담, 알선 업무 등을 맡았다. 이와 비슷한 성격으로 노인회 합천군지회도 노인 일자리 사업·사회활동지원사업비로 8억 3547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렇듯 노인회는 경로당 운영비, 노인 여가 프로그램 비용, 노인관련 행사, 노인대학 운영비에 이어 노인 일자리 관련 사업까지 맡으면서 지원금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신문구독료(함양군), 노인회 간부 연찬회비(거제시·창원시), 노인지도자 선진지 견학비(창원시), 경로당 회계교육비(창녕군) 등 다양한 명목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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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체 지원, 한국예총이 대부분 차지 = 작년 경남지역 문화단체(한국예총 지회·지부, 지역별 문인협회·미술협회, 민예총)에 지원된 총 금액은 40억 3780만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운영비 성격의 지원금이 4억 7670만 원에 달하는데 경남도청에서 지원한 민예총 조직활성화 비용 1200만 원, 통영시가 미술협회 통영지회에 지원한 2200만 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예총이 받았다. 사업비도 마찬가지여서 이를 모두 합치면 한국예총 지부·지회는 32억 7920만 원을 받았으나 미술협회는 3억 9075만 원, 문인협회는 3억 595만 원, 민예총은 6190만 원에 불과했다.

한국예총에 집중된 현상이 꼭 전국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제주, 대전, 부산, 서울, 인천 등은 한국예총 지원이 아예 없거나 극히 적었다.

한편 문화단체 지원액이 가장 큰 곳은 진주시였다. 특히 개천예술제 비용으로 한국예총 진주지회에 8억 2500만 원, '촉석산성아리아 및 진주대첩 재현행사비'로 한국예총 진주지회에 3억 1000만 원을 지원했다.

◇중복에다 내용 파악하기 힘든 사업도 많아 = 경남지역 새마을운동 단체는 총 28억 2792만 원, 바르게살기협의회도 13억 358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운영비 성격 지원금이 13억 1121만 원, 사업비 성격이 28억 202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단체가 지원받은 사업은 참으로 다양했다. 독서·도서관사업, 노인사업, 다문화 지원, 김장나누기 사업, 저소득층 지원, 환경정화사업, 어린이청소년사업 등이 다수였다. 이 가운데 노인회나 다른 단체가 진행하는 사업과 비슷한 성격의 사업도 더러 있었다.

또한 내고장활력화다짐대회(밀양시 새마을회), 희망공동체운동(경상남도 새마을회), 한가위 사랑나누기 운동(경상남도 새마을회), 시민의식확립운동사업(바르게살기 김해시협의회), 국민의식 개혁 및 기초질서확립(바르게살기 남해군협의회), 새마을의식고취사업(사천시 새마을회) 등 정확히 어떤 사업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반면 경남지역 YWCA, YMCA, 환경운동연합이 지원받은 금액은 총 43개 사업에 2억 5080만 원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 관련 활동이 23개 사업이었다. 시민단체 사업명은 대부분 구체적이기 때문에 무엇에 쓰이는 비용인지 한눈에 확인이 가능했다. 다만, 진주YMCA가 받은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은 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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