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이나 미량 원소는 인체의 세포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중증 화상을 당했을 때 이들의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비타민

중증 화상을 입으면 비타민 A, C, E는 감소하고 비타민 B1, B2, B6는 정상 범위를 유지한다. 비타민 K는 화상 수상 후 첫 1개월 동안에는 감소한다. 조골세포(골 조직을 만드는 세포)에서 생성되는 오스테오칼신는 비타민 K가 있어야 합성된다. 이 물질이 부족하면 조골세포에 의한 골 형성이 저하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이들은 모두 중증 화상 후에 나타나는 중요한 신체 대사의 변화에 해당된다.

비타민 C와 E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화상으로 조직이 손상되면 활성산소가 계속 생겨 이들에 의해 추가 손상을 받게 된다. 이 때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 E를 투여하면 활성 산소를 억제하여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비타민 D는 골대사 및 다양한 무기질 대사에 관련된 물질로 주로 소장에서의 칼슘 흡수 증가, 파골세포(골 조직을 파괴, 흡수하는 세포) 활성화를 통해 혈중 칼슘 농도를 증가시킨다. 비타민 D는 피부에 자외선을 쪼이면 신체에서 합성되는데, 화상 흉터 및 그 주변 피부는 비타민 D 합성 능력이 정상 피부의 25%에 불과하기 때문에 화상 범위가 넓으면 비타민 D의 결핍은 필연적이다.

아연과 구리, 셀레늄, 크롬

아연은 유전자 발현, 세포자멸(Apoptosis), 세포 신호 전달, DNA 및 RNA 대사 등 다양한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화상을 입으면 혈중 아연 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아연의 급속한 소실은 면역기능 저하, 골 소실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리는 적혈구 생성, 철분 흡수, 포도당과 콜레스테롤 대사, 대부분의 단백질 및 체내 효소 합성에 관여한다. 구리 결핍 시 창상 치유가 불량하게 되며, 반대로 구리를 투여하면 창상 치유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광범위 화상 시 상처의 삼출액을 통한 소실 및 내부 장기로의 재배치 때문에 혈중 농도가 감소하게 된다. 림프구의 기능에 중요한 물질인 셀레늄에는 항산화 효과도 있으며 아연, 구리와 함께 광범위 화상 환자에게 장기간 투여 시 호흡기 감염 (특히 원내 폐렴)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롬은 화상 후 인슐린 저항성에 관계되는 것으로 추측되며, 화상 후에는 주로 소변을 통한 배출 과다로 인해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상 후에는 다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의 소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을 보충할 때는 일일 권장량보다 많은 양을 투여한다. 특히 아연의 경우 혈중 알부민(혈중 단백질의 가장 대표 격인 물질이며 물, 여러 가지 양이온, 지방산, 호르몬 등과 결합하여 이들의 운반에 관여하며 혈중 삼투압 유지에 가장 중요한 물질)과 결합된 양이 많은데, 화상을 입으면 혈중 알부민 농도도 감소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일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투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각각의 원소에 대하여 투여 방법이나 용량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은 정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고 학자에 따라 의견이 나누어지는 실정이다. 이점은 향후 연구를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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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대화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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