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고승하)는 지난 4일 오후 7시 본사 양덕동 사옥 5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고 11월 지면에 대한 평가의견 및 개선권고안을 확정했다. 지면평가위는 이어 편집국 시민사회부와 간담회를 갖고 개혁언론으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에 본보는 평가보고서를 가감없이 독자에게 공개함으로써 더욱 올바른 신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사회·교육

△11월 6일자 13면 ‘대학원 입학문 좁아졌다’=기사에서는 다양한 지역 대학원의 모집학과와 인원 및 전형방법 등을 죽 열거하고 있다. 그러나 제목에서 입학문이 좁아졌다고 한 데 대한 근거가 기사내용에는 전혀 없다. 물론 경쟁률이 3:1에 육박한다는 내용은 있으나 당시로선 아직 원서접수 마감도 안된 시기였고, 과거의 경쟁률과 비교를 한 것도 아니어서 근거로 보기엔 미약하다. 확실치 않은 내용을 갖고 입학문이 좁아졌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11월 27일자 1면 ‘겨울스케치-노점상의 하루’=연말을 맞아 갈수록 심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속에서 서민들의 겨울나기를 들여다 본다는 취지로 기획된 기사였다. 이날 겨울스케치는 거리의 풀빵장수와 뽑기장수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한참 읽다보니 뽑기장수의 하루 수입이 평일엔 20만원, 주말엔 30만원 넘게 번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이 정도 수입이라면 서민의 겨울나기라는 이름이 무색한 것이 아닌가. 하루 20~30만원을 버는 노점상이라면 기업형 노점상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사의 초점이 맞지 않았다고 본다.

△11월 27일자 19면 4단만화 ‘도민이’, 18면 F-3경주대회 보도기사=19면의 만화에선 F-3대회의 미흡한 소음대책 및 입장권 강매·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패 등으로 F점수를 주고 있는 반면, 18면의 기사에서는 이런 비판적 관점이 전혀 없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도하고 있다. 같은 신문에서 편집의 주관이 분명치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F-3대회에 대한 논쟁이 상당히 뜨거웠음에도 불구, 경남도민일보에서 이 대회의 득과 실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고 본다.

△11월 2일자 16면 ‘몸 성치 않은 것도 서러운데…’=이 기사는 장애인이 수난당하는 사례를 묶어 보도한 기사였다. 그런데 전날 창원에서 발생한 지체장애인 폭행피해사건의 경우 중앙일간지 사회면에 주요기사로 취급됐는데 도민일보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아마도 이 기사는 그날 기사가 빠진 걸 만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례를 묶어 보도한 것 같은데, 지역신문이 지역의 주요 사건을 놓친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본다.

△11월 22일자 18면 ‘학교는 울고 논술학원은 웃고’=논술을 지도할 교사가 부족해 학원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기사였는데,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결여된 단순한 현상기사에 그쳐 아쉬운 느낌이었다.

△진주지역에 관한 보도가 많이 좋아졌다는 의견이었다.

◇경제
△11월 3일~11월 13일 대동주택 퇴출 관련기사=크게 문제됐던 11월 13일자 사설이었다. 11월 4일자 대동주택 퇴출결정에 대한 보도를 비롯, 이와 관련된 보도기사는 상당히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특히 4일자 경제면의 ‘회생불가 판정받은 (주)대동주택’이라는 해설기사는 대동의 재정 실상과 경영층의 도덕적 해이까지 지적함으로써 독자들의 궁금증을 잘 해소해준 기사였다.

그러나 13일자 사설 ‘대동주택 퇴출 공정한 결정인가’는 그 이전의 논지와 완전히 상반되는 주장을 보였다. 특히 “대동주택 퇴출은 한마디로 ‘마녀사냥’이란 감을 준다”느니, “어느날 갑자기 건설업체 죽이기로 급선회한 이유를 우리는 찾지 못한다”, “지역정서임을 통찰해주기 바란다”는 식의 표현은 사설로서 대단히 신중치 못한 표현으로 생각된다. 특히 합리적인 판단을 떠나 지역정서를 내세우는 글은 위험하다. 어떤 논지가 옳고 그른지를 평가하기에 앞서 한 신문에서 이렇게 논지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독자를 의아하게 만들 소지가 크다.

또한 삼성자동차 퇴출결정의 경우도 당시엔 찬반논란이 뜨거웠다. 지금쯤 어떤 결정이 옳았는지 짚어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대동의 경우에도 뜨거운 감자이긴 하지만 진지하게 해결방향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남은행 공적자금 투입 관련 기사의 경우 도민일보의 보도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경남은행의 직원까지도 신문기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그리고 경남은행이 왜 갑자기 그렇게 사정이 나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기사가 없었다. 그동안 어려움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나빠졌는지 알 수 없다. 지역언론으로서 그런 문제를 심층취재해 보도했어야 한다.

◇기타
△국제면 기사의 경우 20면 전면광고의 유무에 따라 5면으로 면 배치가 달라지곤 하는데, 속보성에 있어서 기사가 다른 신문에 비해 이틀씩 늦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로써 도민일보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 주의를 요한다.

△매주 연재되는 고정기획물 중에서 가끔 다른 기사로 대체되면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그럴 경우 빠진 이유에 대해 안내문이 나가야 하는데 이것마저 빠져버려 독자들이 기사를 찾기위해 헤메는 경우가 잦다. 고정독자들을 배려해 기획기사가 빠지면 반드시 안내를 해주길 바란다.

◇이달의 좋은 기사
△11월의 좋은 기사 후보에 오른 것 중 11월 23일자 13면 ‘올곧은 교육-연구·시범·실험학교에 교사들 파김치’(최규정 기자) 기사와 11월 1일부터 5회에 걸쳐 연재된 ‘교복값 거품 줄여야 한다’(윤희각 기자) 시리즈 기사가 경합했다. 이 중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오히려 문제점과 부작용이 더 많은 연구·시범·실험학교의 이면을 잘 취재·보도한 기획문화부 최규정 기자의 기사를 선정했다. 아울러 ‘올곧은 교육’면의 기획기사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정리 김주완 기자 2000년 12월 4일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 일동(고승하 김남석 강인순 강창덕 김순재 박덕선 박성식 박종훈 윤병철 윤성효 이병직 이한걸 장희정 정원각 정태진 정한식 조순만 조형래 주정언 하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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