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교수 '재자연화·준설토·녹조' 등 문제 해결 제안
일괄 철거 역행침식 우려…생태조사 등 복원 방향도 제시

"홍수조절능력 없는 낙동강 8개 보는 철거해야 할 구조물이다. 단, 순차적 철거가 필요하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마산YMCA 강당에서 진행한 '4대 강 사업 낙동강 보 수문개방과 재자연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지역간담회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박 교수는 4대 강 사업 문제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보 안전성, 준설토, 녹조문제 등을 짚었다. 특히 낙동강 8개 보는 홍수조절능력이 없는 홍수유발시설물이라고 말하며 철거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한꺼번에 철거하기보다는 순차적으로 철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역행침식 때문이다.

역행침식은 준설로 강 바닥이 낮아지면서 본류와 지천 낙차가 커지면서 만나는 지점이 무너져 내리는 현상이다. 4대 강 사업 후 본류와 지천 곳곳에서는 역행침식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당장 보 철거를 하려하면 4대 강 사업을 추진했던 이들의 반대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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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함안보 모습./경남도민일보DB

다만, 4대 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 철거가 필요하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박 교수는 "모래가 쌓인다는 것은 바닥이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복원을 이야기하면서 보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다. 재자연화를 위해서는 보 철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범적으로 일부 보를 우선 철거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하천 경사를 조절해야 하는 탓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신 남아 있는 준설토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보 인근에 남아 있는 준설토를 본류와 지천으로 공급할 수 있다. 준설토 상당수는 강턱에 쌓여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수위가 내려가면 지천 모래가 빠지게 되고, 그러면 황강 청덕교처럼 교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준설토를 공급해야 하는 것"이라 했다.

낙동강 복원 방향은 하천 생태조사를 우선 진행한 뒤 하천측량, 퇴적토조사, 오염토 측정, 둔치 측량이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는 완공 후 5년간 하자보수기간이었는데 2017년을 끝으로 하자보수기간이 마무리됐다. 수자원공사는 4대 강 사업 이후 보에 대한 보수보강공사 비용이 어느 정도 들어갔는지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보를 지었던 건설사가 하자보수를 해왔지만 2018년부터는 국가에서 해야 한다. 보수유지 비용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에 대한 평가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준설토 문제에 대해 박 교수는 "4대 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보면 원래 낙동강에서는 5억 1000만㎥를 계획했다가 4억 4000만㎥로 바뀌었다. 그런데 실제 준설은 3억 3000만㎥에 그쳤다. 1억 1000만㎥면 사업비로 따져볼 때 1조 1000억 원 정도"라며 "강을 그만큼 파내고 나서 물로 채웠다는 뜻이다. 1억 1000만㎥가 없어졌다는 말은 계획보다 적게 팠다는 것인지, 계획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녹조로 1급수에서 4급수로 수질이 떨어진 문제점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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