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황제펭귄·메타세쿼이아 생존방식
4차산업혁명, 유연한 발상 지혜 얻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개막되었다. 전 세계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정신은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유연한 발상에 기반한 창의적인 생각과 협업, 실패를 무릅쓴 도전정신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범답안을 우리는 자연에서 배울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의 생존전략은 창의성에 기반한 주변 환경과의 조화, 소통에 의한 협업으로 완성된다.

가령, 사회적 동물인 꿀벌이 '벌춤'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꿀벌은 '원형 춤' 혹은 '8자 춤' 등 꼬리 춤을 통해 동료에게 꿀이 있는 위치와 방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며 사전 정보교환을 통해 꿀이 있는 꽃에서만 꿀을 채취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꿀벌의 천적인 말벌의 침입 시, 많은 꿀벌이 말벌을 에워싸고 순간적으로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말벌을 제거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부분 꿀벌도 희생되는데, 직면한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꿀벌의 협업과 헌신이 3000만 년이라는 장구한 꿀벌의 역사를 유지해온 비결은 아닐까?

'황제펭귄'의 예를 들어보자. 남극의 황제펭귄은 영하 40~50℃의 혹한의 날씨를 '허들링(huddling)'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지혜롭게 대처한다. 허들링은 황제펭귄들이 중앙으로 동그랗게 모여들어 바람을 막아주고 서로 체온으로 상대방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방법으로, 빽빽하게 무리지어 빙빙 돌면서 어느 정도 체온을 유지한 중앙에 있던 펭귄은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밖에 있던 펭귄이 서서히 무리 안으로 들어옴으로써 모든 펭귄들이 혹한의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한다.

식물은 생존을 위한 협업이 더욱 정교하고 섬세하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식물에 햇빛은 절대적이다. 특히 동물과는 달리 거동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식물들은 그 자체로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가령,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는 메타세쿼이아는 원추형 구조로 되어 있어서 나무의 모든 부분이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다. 또한, 주변의 다른 메타세쿼이아와 크기가 비슷하여 햇빛을 공유한다.

이렇듯, 거목을 포함하여 들녘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잡풀에 이르기까지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든 식물의 잎들은 겹치지 않고 펼쳐있다. 혹여 겹친다 하더라도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햇빛은 나눌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배려와 협업을 엿볼 수 있다.

돌이켜보면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의 창의적인 생존전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가령,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연의 창의성이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확신했으며 자연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현명한 삶의 방식이라고 믿었다.

한 예로, 다빈치는 새를 관찰하고 날아가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최초의 비행기인 '오니숍터(Ornithopter)' 원리를 생각했으며 단풍나무 씨앗의 움직임과 공중으로 솟구치는 새들의 날갯짓 모습에 착안하여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를 고안하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의 자랑이었던 '거북선(龜船)'도 자연의 창의성을 모방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거북선의 선체는 용의 머리, 거북의 등과 꼬리의 형태를 취했다. 특히 거북의 등은 뾰족한 창과 송곳으로 무장되어 마치 고슴도치가 적으로부터 공격당할 때에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 적군이 쉽게 공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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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크로(Velcro), '찍찍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섬유부착포는 갈고리 모양의 '도꼬마리' 끝 부분이 섬유 올에 고리처럼 걸려있는 것에 착안하여 발명된 일화는 유명하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이 시대가 요청하는 창의와 협업의 정신, 자연으로부터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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