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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김준섭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사회주택’에 대해 아시나요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입력 : 2017-12-28 16:54:08 목     노출 : 2017-12-28 17:01:00 목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이 12월 발기인 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 협동조합은 다양한 주거복지 영역 사업 추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조직은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준섭(46)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거 취약계층 위한 민·관 협력 시동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은 올해 3월 준비 모임을 통해 본격적인 설립 시동을 걸었다. 현재 경남 전역에서 발기인 모집을 진행 중이며, 2018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준섭 이사장이 앞서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오재현 경남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 이사장이 사무간사를 맡고 있다. 이 밖에 신원재 건축사, 박진형 유한회사 인제하우징 대표, 심규진 경남지역자활센터협회 사무국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설립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경남지역에 맞는 사회주택 모델을 개발해 보겠다는 것이죠. 사회주택은 여러 유형이 있는데, 주거 취약계층을 상대로 정부가 하기 어려운 주거복지를 민간이 대신 임무를 수행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경남에서 이러한 사회주택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은 우리가 처음입니다."

김 이사장 설명을 좀 더 풀어보자면, 협동조합은 큰 틀에서 다양한 주거복지 영역 사업들을 도모한다. 그 가운데 사회주택이 중심에 놓여 있다. 사회주택 개념은 '지방자치단체가 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자에게 빌려주고, 사업자는 임대주택을 건설해 시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취약계층에 공급하는 제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전주시 민관 협력 사회주택사업'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시는 민간소유 토지·건물을 매입해 사업시행자에게 장기 20년까지 임대한다. 사업시행자는 건물 신축·리모델링을 통해 주거 취약계층에 시세 80% 이하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식이다. 전주시는 지난 8월 공모를 통해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한국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을 공급사업자로 선정, 우선하여 16가구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도 지난 2015년 사회주택사업을 도입해 지금까지 700여 가구를 공급한 바 있다.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은 경남 도내에서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에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비영리단체라는 점에서 일반 주택사업자와 차별화된다. 투명성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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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섭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박일호 기자

협동조합은 이러한 사회주택사업뿐만 아니라 △경제적 약자 주거개선을 위한 자원 조사·관리 △주거 관련 사회적경제 조직 현황 관리·육성 △주거복지 민간위탁사업 수행을 통한 도민 삶의 질 향상 △전국 사회주택·공동체주택 전문가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빈집은행 구축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농촌·도시형 빈집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2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시행한다. 각 지자체가 빈집 문제를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셈이다.

"우리는 도시재생과 연관한 빈집 문제에도 관여할 계획입니다. 우선 그 지역에 맞는 방향을 잘 설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도시지역 구도심은 비어있는 공간이 워낙 많지 않습니까. 이를 청년들에게 임대해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부산 영도구 '깡깡이 예술마을'이 모범 사례이기도 하죠. 이뿐만 아니라 일반주택·아파트 공실 같은 부분은 자치단체·저희가 발맞춰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식도 있을 것입니다. 더 넓게는 홀로 사는 노인들 집을 좀 더 쪼개서 또 다른 어르신들이 주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있을 것입니다. 빈집 사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계획 사업들은 결국 자치단체 협력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김 이사장도 앞으로 협동조합 활동에서 이 부분을 큰 관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차차 지자체와 논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금 정부 추진 주거정책은 소외계층을 많이 양산하는 게 현실이죠. 이제는 지방정부가 이들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부분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런데 지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에, 우리 같은 민간에서 그것을 보완하겠다는 것이죠."

협동조합은 내년 연간 사업을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있다.

우선 도내 각 자치단체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한 빈집·폐가·유휴공간에 대한 실태조사를 자치단체 등에 제안·추진하고, 연말께 빈집은행 운영방안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주택기금 조성'을 위한 도의회 포럼 및 용역수행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경남 사회주택 활성화 아카데미 개최', '사회주택 시범사업 모범 사례를 통한 조합원 교육', '경남 사회주택 관련 SNS 개설 및 홍보 활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광역단위공모사업, 폐교를 활용한 주거복지교육학교 설립 등을 추진하는 '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 역시 '주거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을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과 같은 정서를 이루고 있다.

5년 후 협동조합 안착시키고 귀농 계획

김준섭 이사장 본업은 건축 쪽이다. 인테리어·디자인·시공·벽화·조형미술 분야 회사 '공간 창작터 세움'을 운영하고 있다. 상업공간, 웨딩홀 스튜디오, 단독주택, 식당,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해 YMCA 아시아문화센터 작업에 참여했다. 회사는 김해에 있지만, 도내뿐만 아니라 멀리는 경북까지도 진출한다.

그런데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여러 다양한 일을 해왔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컴퓨터 회사 네트워크 담당으로 취직했습니다. IMF 때 회사가 없어지면서 굴착기 일을 2년 가까이 했죠. 이후에는 일식 자격증을 따서 식당도 2~3년 정도 하고, 중간에는 방송통신대에서 영상을 배워 결혼업체 촬영도 좀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2008년 지금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건축 일은 아무래도 창의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NGO 활동은 김해YMCA 시민사회위원회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때 도시재생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죠."

김 이사장은 학창 시절부터 사회문제에 시선을 뒀다. 부산 고교 재학 시절 '부산지역고교생연합회' 활동을 했다. 이때 전교조 선생들이 탄압받는 모습에 분노, 하루 수업 거부를 주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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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섭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박일호 기자

"학창 시절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생각이 많아졌죠. 1970년대 산업화시대 가지지 못한 자들의 피폐한 삶이 잘 담겨있는 내용이잖아요. 그러다 하루는 부산 사상공단 쪽에 사는 친구 집에 갔습니다. 원양어선 타다 온 삼촌, 어제 야근한 누나, 이런저런 사람들이 이른바 쪽방촌에 모여 사는 모습을 보게 된 거죠. 그런 부분들이 축적되면서 제 머리도 조금씩 성숙해간 것 같아요."

김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어떤 형태의 것이든 '공동체 운영'에 대한 마음을 품어왔다. 지금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이 그 꿈을 펼칠 공간이 된 셈이다.

그는 협동조합 일에 집중하기 위해 개인 사업 정리까지 고민하고 있다.

"NGO 활동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요, 사람들은 활동가들에게 봉사·재능기부를 당연시하는 것 같아요. 협동조합 일에서도 그런 시각이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협동조합은 하나의 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은 아니지만, 앞으로 협동조합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상근가들 복지·임금 체계도 확실히 해야 하고요. 이러한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갈 것이고, 그래서 사업체는 정리 중입니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정상 궤도 시점을 5년 후로 내다봤다. 그는 이때까지 역할을 하고, 주저 없이 떠난다는 생각이다.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는데요, 누구든 어느 단체장에 오르면 결국 타성에 젖어 관료화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저는 꼰대 되기 싫습니다. 후배들을 빨리 양성해서, 4~5년 후 제 역할을 물려주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미련 없이 귀농할 생각입니다. 현재 산청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다. 아내와도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지금 초등학생 아이가 그때 고등학생이 될 텐데, 산청간디학교로 보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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