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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김성훈 마산용마고 야구부 감독

"꾸준히 정상권에 도전하는 강팀 만들고 싶다"

강해중 기자 midsea81@idomin.com 입력 : 2017-12-28 16:14:22 목     노출 : 2017-12-28 16:22:00 목

1996년 용마고 코치로 지도자 삶 시작

"운이 좋았죠."

각종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프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며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마산용마고 야구부 김성훈(46) 감독은 자신이 낸 성과에 겸손해했다. 김 감독은 선수 생활 때부터 지도자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은 덕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용마고가 보여준 성과들을 운으로만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그의 야구 인생과 지도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마산성호초-마산동중을 거쳐 1990년 용마고를 졸업한 김 감독은 당시 고졸 선수로서는 드물게 실업야구팀 제일은행에 입단했다. 김 감독은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1996년 용마고 코치로 지도자로서 삶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마산동중 감독과 창원 신월중 감독을 거쳐 지난 2011년 4월 용마고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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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훈 마산용마고 야구부 감독. / 박일호 기자

갑작스러운 취임이었다. 당시 용마고 감독이었던 박동수 감독이 NC다이노스 스카우트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용마고는 감독 부재라는 급박한 처지에 몰렸다. 학교에서는 김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뜻하지 않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용마고 감독을 맡기 전에 신월중에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중학교 감독을 해와서 중학교 수준에서는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어요. 장기적으로 좋은 선수를 발굴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시즌 도중 박 감독님이 NC로 가시는 바람에 모교 감독직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락했습니다."

야구의 3D 직종,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

취임 초기 매우 힘들었다. 이미 선수 구성이 완료된 상태로 시즌이 진행 중이었다. 김 감독의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 고등학교 감독 자리는 상당히 힘들어요. 야구의 3D 직종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선수 스카우트부터, 성적, 진로 등 모두 감독이 신경 써야 해요.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는 자리입니다. 초기에는 경기만 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괜히 했다면서 후회한 적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주위에서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김 감독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내가 스카우트한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해보고 그만두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설정한 방향대로 팀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는 1학년이더라도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밝혔어요. 예를 들어 오영수(2018 NC 지명) 같은 선수는 1학년 때부터 전 경기 다 뛰었습니다. 학부모들도 인정해줬어요. 경기 출전으로 잡음이 인 적도 없습니다. 그때부터 성적이 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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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훈 마산용마고 야구부 감독. / 박일호 기자

김 감독은 소질 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경남은 물론, 전국 각지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리고 취임 3년 차인 2013년 봉황대기 4강 진출을 기점으로 용마고는 전성기를 달리기 시작했다.

황금사자기 준우승 3회(2014·2016·2017), 전국체전 금(2015), 은(2017), 동(2016) 획득, 봉황대기 3년 연속 4강 진출(2013~2015). 김 감독 체제에서 용마고가 이뤄낸 성과다.

이뿐 아니다. 최근 4년간 프로 선수는 12명이나 배출했다. 2014년 김민우(한화), 2015년 안상현(SK), 김성현(넥센), 2016년 이정현(kt), 나종덕, 홍지훈(이상 롯데), 강병무(NC)에 이어 올해는 이승헌(롯데), 오영수, 박재영(kt), 이채호, 강동권(이상 SK) 등 5명이 프로 지명을 받았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한 해 4~5명씩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는 학교는 손에 꼽힌다.

이쯤 되면 김 감독이 어떻게 선수들을 가르치는지 궁금해진다.

"야구에 매몰되는 것 경계해야"

"제 선수 시절만 해도 억지로 운동했던 게 많았습니다. 시대가 달라졌어요. 지금은 선수 개인이 스스로 운동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야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희생정신도 필요해요. 야구에 희생번트가 있는 것처럼 누군가가 희생하지 않으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예요. 그런 자율과 희생정신. 그런 점을 강조합니다."

김 감독은 야구에 매몰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은 야구를 하고 싶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야구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좋지 않아요. 운동을 해본 입장에서 너무 매몰되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좌절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열심히 하되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운동부 학생들이 수업을 병행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반 학생들도 사귀고 폭넓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로 용마고에서만 7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저희 용마고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관심을 받는 학교가 된 것이 가장 뿌듯합니다. 경남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오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됐다는 것. 제가 학교를 떠나게 되더라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요."

용마고는 최근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전국체전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4대 전국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대기) 우승기를 든 적이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마추어 야구에 '메이저 대회'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성적보다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좋은 결과를 내니까 4강 이상 성적은 당연하다는 듯 생각할 때 속상합니다. 성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시해야 하는데,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큽니다. 메이저, 메이저하는데 아마추어 야구에 메이저가 어디 있나요? 국가대표 빠진 대통령배가 메이저 대회라 볼 수 있나요? 대통령배는 조 1위 팀과 전국대회에 한 번도 나오지 못한 팀이 나온 대회입니다. 골프처럼 상위 랭커가 모두 나오는 대회가 메이저 아닌가요? 그렇다 치면 각 시·도에서 가장 잘하는 팀 1팀씩 나오는 전국체전이 최고 대회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선수들에게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동기 부여는 할 수 있어도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원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팀이 전국대회에서 준우승 하는 것도 잘한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추어는 꿈을 가지고 운동합니다. 선수들 열심히 하는데 격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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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훈 마산용마고 야구부 감독. / 박일호 기자

지역 연고 구단 NC 창단, 용마고 성장에 큰 도움

김 감독은 용마고가 주목받는 팀으로 성장한 데는 지역 연고구단 NC의 창단도 한몫했다고 했다.

"NC가 창원을 연고지로 창단한 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효과가 있습니다. 장비 지원 같은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커요. NC가 창단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NC 이야기,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출산율이 낮은 세상임에도 예전보다 야구를 하려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어요. 야구팀이 많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NC 창단하면서 벌어진 현상이에요.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지역에 우수한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오려고 해요. 그래서 NC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NC 구단이 지역 야구계를 잘 아는 인사를 구단 운영에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 감독이 좋은 선수들을 유급시키면서 팀 성적을 낸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감독 역시 이런 시선을 잘 알고 있다.

"NC 팬들은 연고지 선수들을 타 구단에 빼앗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성적을 위해 일부러 유급시킨다는 건 억측입니다. 선수의 야구 인생이 걸린 일인데 어떻게 지도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유급한 선수들은 부상이라는 피치 못할 상황에서 한 것입니다. 최근 유급한 선수들이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니까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김 감독이 언제 지휘봉을 내려놓을지는 알 수 없다. 그의 꿈은 용마고를 꾸준히 정상권에 도전하는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각 시·도에는 중학생 선수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부산 같은 경우 경남고와 부산고가 그렇죠. 우리 학교도 그런 학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계속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소위 강팀, 야구계에서 인정해주는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야구 전문가 사이에서 인정받아야 우리 학교 출신 선수들의 진로가 밝아지지 않겠습니까. 우리 선수들이 원하는 프로 구단,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그런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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