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무죄 판결 이어 도당위원장 의원직 유지 형량
도당 "거제서 민주당 각종 논란…지방선거 해볼 만"

경남도지사 출신의 당 대표도, 제1야당 경남도당위원장도 살아남았다. 지난 22일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각각 무죄와 의원직 상실형에 못 미치는 형량을 받아 정치적 입지가 공고해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한표(거제·도당위원장) 의원 이야기다.

홍 대표는 재판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2년 8개월 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건(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렸다. 저를 둘러싼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난 만큼 보수우파를 중심으로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당 혁신과 내년 지방선거 대응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만일 유죄 결론이 났다면 지방선거는커녕 대표직 유지조차 위태로웠을 상황이었다.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전략공천을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새 인물 영입에 직접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경남지사는 기존 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창원 마산회원) 두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함안 출신 안대희 전 대법관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후보 경쟁력을 집중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홍 대표는 최근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경남지사 재집권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여권에서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이 나오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한국당 지지자들이 응답을 안 한 여론조사 결과"라며 "경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가장 최악의 순간(5월 대통령선거)에도 내가 1%p 이겼던 지역이다. 내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한표 의원에 대한 벌금 80만 원형 선고도 지난 7월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 부인 대법원 무죄 판결에 이어 한국당 입장에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두 의원을 필두로 정치자금법 위반 건으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이군현(통영·고성)·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그리고 선거법 위반·뇌물수수 등으로 이미 단체장직을 잃었거나 재판 중인 최평호 전 고성군수·차정섭 함안군수·임창호 함양군수까지 최근 유독 비리 연루 정치인이 많았던 경남지역 한국당이다.

이 중 엄용수 의원은 이제 막 기소돼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이군현 의원과 차정섭·임창호 군수는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아 의원·군수직 유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역 여론도 나빠져서 전통적 보수 텃밭인 함안 등에서 지방선거 승리가 위태위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당 도당위원장이 기사회생한 만큼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하다.

김한표 의원은 도내 유력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으로 기소된 별도 사건 역시 지난 14일 2심 무죄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김 의원은 "뭔가 권력의 힘이 작용해 저를 죽이려는 검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며 "한국당과 김한표, 그리고 보수가 지금 가야 할 길은 '필사즉생'뿐이다. 언제나처럼 대한민국과 내 고향 거제시만을 바라보고 한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측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 고향으로 '민주당 바람'이 거센 거제지역에서 보수세력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며 고무된 표정이다.

한국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과거 정권을 겨냥한 '적폐 청산' 시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사실상 정치보복 아니냐는 정서가 많다"며 "또한 민주당 인사들의 조폭 연루설, 권민호 거제시장 민주당 입당 논란 등 저들도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도 충분히 해볼 만한 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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