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미술관 이근은 작가 개인전 염전사건 등 인권 이야기 담아

아름답고 평안한 그림만을 그려온 작가가 고백했다.

"아픔을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외부 세계를 향한 연민과 관심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근은 작가가 창원 금강미술관에서 열 번째 개인전을 열고 신작 10여 점을 공개했다. 개인적인 서정성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을 향해 움직인 그림들이다.

한 남자가 서 있다. 움푹 들어간 커다란 눈, 오똑한 코, 뼈만 앙상한 몸. 그는 하얀 소금이 쌓인 섬에 홀로 있다. 또 다른 작품은 저 멀리 소녀 둘이 움츠리고 앉아있다. 소금섬이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두 작품 모두 '아무도 오지 않았다'라는 제목이 달렸다. 그림 속 인물은 일본군 위안부, 나치시절 유대인, 전쟁 속 고아 등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지난 2014년 일어났던 신안염전사건이 동기가 되어 그린 것들이다. 착취당하는 개인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소금섬 시리즈 외에도 선인장을 그린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뾰족한 가시를 끌어안은 양은 작가가 외부의 부조리에 대해 더는 외면하지 않겠다는 용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시는 24일까지. 문의 010-9323-8297.

이근은 작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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