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7]환경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속 건설, 신규·수명 연장에는 '제동'
노후 석탄화전 폐쇄 추진…4대강 보 수문 개방 생물 서식환경 변화 관심

문재인 정부는 '탈핵·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물 길이 막혀 녹조가 창궐해 수질이 나빠진 강을 되살리고자 수문을 개방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기존과 다른 에너지정책과 환경정책이 유난히 많았던 올해, 환경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본다.

◇신고리 5·6호기는 '승인', 원전은 '축소' =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계속 건설을 결정하면서 공약에서 후퇴했지만 단계적 핵발전소 축소로 방향을 잡았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는 지난 10월 20일 "시민참여단 471명을 대상으로 한 최종 공론조사 결과 건설 재개 비율이 59.5%로 중단(40.5%)보다 19%포인트 높았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원전 축소'가 53.2%로 '유지'(35.5%) '확대'(9.7%)보다 높게 나온 것을 근거로 "원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라"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신규 원전을 하나도 짓지 않고 원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면 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2082년 '원전 제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정부는 지난 14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2018~2031년)'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보고했다. 8차 계획을 보면 수명을 10년 연장(2022년)해 가동 중인 월성원전 1호기를 내년에 폐쇄한다. 계획대로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중단하고 노후 원전 10기(8.5GW)도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다.

지난 9월 탈핵단체가 경남도청 앞에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석탄 정책, 후퇴 목소리도 나와 = 문 대통령은 취임 6일째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으로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내년부터 3~6월 4개월간 가동 중단이 정례화되고 노후 석탄화전 10기는 임기 내 모두 폐쇄할 계획이다.

또 8차 계획을 보면 2017년과 2030년 기준으로 석탄화력발전은 45.3%에서 36.1%로 줄이며, 신재생발전은 6.2%에서 20.0%로 늘린다. 전력수요를 113.2GW로 예측했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에 비해 목표수요를 12.7GW(원전 9기 가동 분) 줄어든 100.5GW를 목표로 한 발표다. 노후 석탄발전소 7기도 폐쇄하고, 삼천포 3·4호기 등을 포함한 6기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탈석탄 정책은 일각에서 후퇴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 NGO 푸른아시아는 논평을 통해 "2030년 석탄화력발전 총량은 지금보다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감스 감축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화력발전소 대폭 축소 방안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성하이석탄발전소는 경남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건설 중이다. 고성하이석탄발전소가 기존 계획대로 건설돼 가동되면 이 지역에만 8개의 석탄발전소가 가동되게 된다.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배출한 먼지·질소산화물·황산화물 배출 총량은 25만 421t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낙동강경남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창녕함안보 수문 상시개방을 환영하고 있다.

◇강 되살리는 수문 개방 '시작' = 정부는 그간 '찔끔' 수문 개방을 하다 겨울 농한기를 맞아 4대 강 16개 보 중 7곳 수문을 최대로 개방하는 등 14개 보 수문을 열기로 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와 금강 세종·공주·백제보, 영산강 승촌보 등 5곳의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고 창녕함안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취수에 지장이 없는 하한 수위까지 개방단계에 들어갔다. 수문을 열면서 그간 쌓여 있던 녹조퇴적물이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짧은 시간에도 모래톱이 생겨나고 모습을 감췄던 서식생물이 생겨나는 재자연화도 확인됐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에 따르면 합천보 상류 수문 개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자 상류 회천은 본래 모래강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드러난 모래톱에는 검은등할미새, 물닭,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또 합천보 하류 낙동강도 4대 강 사업 이전 모래강 모습을 되찾았다. 수달 서식 흔적을 봤고,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음도 확인됐다.

하지만 창녕함안보는 수문 개방과 함께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아직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정부는 수위를 낮추기 전인 4.8m로 수문을 다시 높이고 있다. 경남네트워크는 "낙동강은 상·하류가 함께 흘러야 한다. 이번 개방에 따른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낙동강 중상류 6개 보 또한 즉시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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