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직 걸고 전당원 의견 묻고자 해…통합 완성되면 백의종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0일 당내 찬반 논란이 격돌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전(全)당원투표를 전격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 대표 직위와 권한 모든 것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통합 문제를 자신의 거취와 연계해 전당원 투표 배수진을 치고 나오면서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통합 반대파가 소집을 요구한 의원총회에 앞서 안 대표가 전당원 투표를 먼저 제안하고 나섬에 따라, 오후 의총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찬반 양측이 격돌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회견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을 다니며 우리 당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들었다. 당원들이 얼마나 당의 생존을 절박하게 걱정하고 변화를 열망하는지 느꼈다"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울타리를 과감하게 뛰어넘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아가란 명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간 여러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와 폭넓은 당원 대상 조사도 통합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호남 여론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안타깝게 일부 중진이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통합을 반대하며 대표 재신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해 통합 반대 노선을 세운 호남 중진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이제 당의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당원의 찬성이 확인되면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절차를 밟아 나가겠다. 신속한 작업 후 새 당의 성공과 새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만일 당원의 뜻이 반대로 확인될 경우 사퇴는 물론이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당심은 구성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호남 중진을 거듭 압박했다.

구체적인 투표 시기와 관련해선 "투표 절차는 즉각 개시하고 신속하게 끝내겠다"며 "(방식은) 객관성이 검증돼 각 정당이 대표 선출에 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으로서 호남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며 "국민의당이 앞장서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호남 정신의 회복"이라며 호남 민심에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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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우리 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통합의 길, 미래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당원의 지지가 절박하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전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고, 만약 재신임이 통과되면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으로 합당하겠다"며 "당원이 당의 주인이고 당원들의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라며 자신의 구상하는 통합의 로드맵을 설명했다.

그는 "통합에 반대하시는 분들도 모두 당원이 주인이라고 말한 바 있고, 그분들 말씀대로 뜻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의 사전 교감에 대해선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나누지 못했다"고 답했고, 손학규 고문과의 상의 여부에 관해서는 "미국에 가시기 전에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귀국하면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당 통합 여부 등 구체적 안건에 대해선 "올해 내로 재신임 투표를 끝내고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고, 많은 당원이 찬성하면 구체적 절차는 내년 1월부터 밟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안건은 곧 소집될 당무위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김경희 한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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