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장문리 일부 주민, 귀어 사업자에 2500만 원 요구
사업주 "관례적 금액만 낼것"…시 "분쟁 중재 난감"

통영시 용남면 장문리 일부 주민들이 홍합 관련 사업을 하고자 하는 젊은 사업자 부부에게 마을발전기금 수천만 원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마을법이고 관례에 따라 기금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한 타 사업자들보다 몇 배 발전기금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마을 1가구당 1억 원을 요구했다는 잘못된 언론보도까지 더해지면서 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사업자 부부는 2012년 통영으로 귀어했다. 이 부부는 2015년 통영시 장문리 대안마을에 홍합을 채취해 세척하는 수산물 보관 창고(공장)를 지었다. 이 과정에서 마을 발전기금 관련 이야기가 있었고 주민들에게 1000만 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기금이 적다며 월 100만 원씩 모두 2200만 원에 합의하고 공증까지 받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더 많은 돈을 요구하자 합의가 무산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통영시 용남면 장문리 귀어 사업자 부부가 지은 수산물보관창고. 창고 입구에 주민들이 공장 가동 중단을 적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허동정 기자

이런 상황에서 대안마을 일부 주민들은 홍합 냄새와 공장 가동 시 교통 혼잡, 땅값 하락 등을 우려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발전기금은 25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안마을 한 주민은 "마을 1가구당 1억 원을 요구해 18가구가 18억 원을 요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런 보도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은 90여 호가 산다. 발전기금 2200만 원을 받기로 했지만 이제는 십 원도 못 주겠다고 한다. 원만하게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업자 부부는 마을법과 관례적인 발전기금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견해다. 다만 지나친 기금요구는 거부하고 마을 각 사업자가 냈다는 관례적인 기금 300만~500만 원 선에서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 부부는 "환경적인 문제라든지 법적인 문제 같으면 충분히 상의하거나 이야기하면서 풀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마을법인 마을발전기금 문제다. 우리 공장 옆 굴 박신장도 최근 운영에 들어갔지만 우리만 안 된다고 반대한다. 금액을 자꾸만 부풀리는 일부 주민들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으로 당장 영업을 해도 되지만 주민들과 협의를 해 주민들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가구당 1억 원씩 18억 원을 달라'고 한 주장에 대해서는 "통영시 중재로 시청에서 함께 만난 자리에서 한 주민이 스쳐 지나가는 말로 '그럼 1가구당 1억씩 주든지'라고 한 말이 잘못 전해졌다. 주민들이 실제 1억 원씩 18억 원을 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금 요구를 하지 않는 주민들도 마을 이장 등 일부 주민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알기로는 일부 주민들만 돈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 온 부부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주민 간 분쟁이어서 난감하다는 견해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만든 시설은 관련법이 없어 누구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런 이유로 법적으로 업무를 중재하기가 곤란하다. 홍합은 침전물을 가라앉혀서 버리기 때문에 오염이 덜하다. 굴보다 오염이 적을 수 있다. 사업자는 지금 당장 영업을 해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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