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자 간담회를 한 김동진 통영시장에 따르면 2010년께 시 채무는 1000억 원 이상이었다. 얼추 8년 만에 채무 '0'을 달성했다고 했다.

지역 보건소 통합 시도, 읍·면·동 통합, 행정선 매각, 각종 추징금 엄정 징수….

세입 결함 대처와 위에 나열한 노력도 알겠지만 이런 것으로 1000억 원대 빚을 갚았다?

사실 통영시 채무제로는 모양이 조금 빠진다. 시는 정부에서 받은 돈, 그러니까 보통교부세, 시유지 도로를 팔아 100억 원 정도, 최근 최악의 부실시공 논란을 빚은 지역 건설사 주영에 땅 판 돈 540억 원 등으로 빚을 갚았다.

홍준표 전 지사가 채무제로를 선언하며 "땅 한 평 팔지 않았다"고 생색냈던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통영 용남면 선촌마을은 태풍이 치면 2층 집 지붕까지 물이 날아든다. 주민들은 "1억 원 정도 들여 마을 방파제를 확장하면 피해를 줄인다. 하지만 통영시는 예산이 없다고만 한다"고 8년째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돈까지 아끼려 했는지. 그 많았던 반대에도 "마른 수건도 짜겠다"며 보건소 통합 같은 것을 밀어붙이던 통영시정의 과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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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남도의회는 "재원이 부족한 데도 채무제로에 갇혀 있는 것은 좋지 않다"며 기채(빚) 발행을 요구했다.

채무제로의 딜레마였다.

통영시도 1조 원 규모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곧 수백억 원 지방비를 조달해야 한다.

기자 간담회에서 채무제로 관련 질문에 김 시장의 설명은 장황했고 길었다. 채무제로에 대한 당당함보다 설명하고 납득시키려는 듯한 간담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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