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경남교육 70년사>발간
해방 후 현재까지 '교육 자치' 70년 여정·발자취 한데 모아
노천 수업·양치질 교육 '이색'...혁신학교 등 2000년 이후 변혁

경남도교육청은 고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경남교육의 태동과 발전,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역사를 총망라한 <경남교육 70년사>를 발간했다. 해방 이후 경남교육 70년 흐름을 개관해보면 크게 네 시기로 나뉜다. 첫 번째 시기는 경남교육 기틀을 세운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이다. 두 번째 시기인 1960~1970년대에는 산업화시대에 걸맞게 교육 양적 성장을 이뤘다. 세 번째 시기인 1980~1990년대는 시대적 특징으로 '민주화'를 꼽을 수 있고 교육의 질적인 심화가 이뤄졌다. 마지막은 2000년대 이후로 세계화시대에 맞춰 다양성과 창의성이 강조되고 있다. 시대를 대변하는 학교 현장 사진을 중심으로 <경남교육 70년사>를 정리해본다.

해방 이후 교육 인구는 급증했지만 정부는 혼란과 재정 부족으로 이를 뒷받침할 교육시설 건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여력이 없었다. 일제가 남기고 간 교육시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선인 교육장으로 활용했지만 교육시설 부족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부제 수업이 다반사가 돼버린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일부지만 중학교에서도 2부제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대표적인 학교 모습은 지금은 폐교된 1954년 거제초등학교 산달분교장 목조 교사(敎舍)(사진 1)와 같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상당수 학교가 문을 닫았고 전국적으로 2만 2954개 교실이 전파 또는 반파돼 50%에 가까운 교실이 피해를 보았다. 경남도 예외는 아니다. 경남지역 학교 건물 파괴 488곳, 4582개 교실이 사용 불능 상태가 돼 건물 피해액만 97억 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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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전국 대부분 학교는 사실상 휴교에 들어가 하계 방학으로 연결됐지만 당시 대표적인 피난처였던 경남은 전쟁 와중에도 수업을 이어갔다. 나무 밑에 멍석을 깔고 노천 수업(사진 2)을 하거나, 가설 교사를 짓고 피난 학교를 운영했다.

1960~1970년대까지 '의거의 시대'를 거쳐 박정희 정권 시기 국민정신교육 강화로 국민교육헌장 선포, 대학 입학 예비고사제와 고교평준화가 시행됐다. 이때 경남 교육시설은 양적인 확충 이외에 질적인 개선도 이뤄졌다. 교실뿐 아니라 화장실, 우물 등 시설도 확충되고 난방과 조명시설도 개량됐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진행됨에 따라 학교 시설에도 미관상 변화가 나타났다. 학교 건물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짓기 시작하면서 건물 수명이 늘어났지만 지나치게 일률적으로 규격화되기도 했다.

1970년 김해 금동초등학교(사진 3)를 보면 목조 교사 시대를 마감하고 슬래브 교사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학교 특성을 건물에 고스란히 드러낸다. 영화 촬영 소품을 슬레이트 건물 외벽에 상징으로 표현한 밀양영화고등학교(사진 4)가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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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는 유신정권이 무너졌지만 또 다른 군부에 의한 강권 통치가 시작됐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1990년대 교육 정책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자치제 시행이다. 또 정보화와 세계화가 강조되면서 21세기형 신교육 체제가 학교 현장에 구축됐다. 각 학교에 PC보급, 외국인 전문교사 채용 등 국제화시대를 지향하는 새로운 학교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1984년 컴퓨터 교육을 받는 교사들(사진 5)과 1985년 마산시교육청 컴퓨터 교육 현장(사진 6)이 이를 뒷받침한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며 생활환경 개선이나 보건교육 또한 학교교육이 담당할 중요한 활동이었다. 학생들을 단체로 운동장에 모아놓고 양치질 교육(사진 7·1960년 추정·밀양초등학교)을 하고, 과거 정부 혼분식 장려 정책(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 주도의 식생활 개선 국민운동)에 따라 도시락 검사(사진 8·1960년대·진주 수곡초등학교 원계분교장)도 진행했다.

낡은 구식 화장실 문화는 88올림픽을 계기로 점점 개선되고 있다. 1986년에는 수세식 변소 표준설계도가 보급돼 그동안 수거식과 반수세식이었던 방식도 수세식으로 바뀌고 교사동 건물 내부로 들어오게 됐다. 학교 화장실에 양변기가 설치되면서 올바른 양변기 사용법을 익히는 학생들 모습(사진 9·1980년·진주 수곡초등학교 원당분교장)도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이후 현재 경남교육은 교육감 직선제 도입과 학교운영위원회 활성화로 교육자치 확대를 실현하고 있다. 교사공모제, 혁신학교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경남교육 70년사>를 도내 교육·관계 기관과 전국 도서관 등에 배부해 교육자료와 관련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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