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자 명단에 고철업자 많은 이유는
자료 없이 영업·가상 업체 설립고액 체납 877명 중 41명 달해

경남지역 고액 체납자 명단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다. 고철·비철업종 관련자들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도내 2억 원 이상 고액 체납자(개인) 877명 가운데 41명(4.6%)이 고철·비철·파지(도소매업)업종 운영자들이다.

고액 체납자 도내 전체 1위(116억 1900만 원)를 차지한 이모 씨 또한 김해 소재 '㈜대교스틸'이라는 고철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이 업체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없는 번호'로 나왔다.

창원 소재 '황보스틸'을 운영하는 황모 씨는 2013년 부가가치세 등 모두 20건 3억 7500만 원을 체납하기도 했다.

이들 41명 전체 체납액은 318억 7400만 원에 이른다. 9명이 5억 원 이상이며 나머지 32명은 그 이하다.

이쪽 업종 종사자들의 잦은 세금 체납 이유는 업종 전반적 기반이나 질서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도내 한 고철 업자는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은 세금에 크게 신경 쓸 일 없다. 큰 업체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다른 업자는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매입 자료 없이 처리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했다가 나중에 세금을 맞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업자는 "일부는 실제 운영 업체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가상 업체를 만들었다가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후 폐업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 지난 6월 경기도 한 업체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또 다른 업체를 설립한 후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쪽 분야는 상대적으로 거래질서 문란 업종에 속하는 편이다. 실거래대로 세금계산서를 끊지 않는 등의 행위를 많이 한다"며 "또한 자본 없이 저질러놓고 이후 세금도 내지 못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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