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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서피랑에 문 연 동네책방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한옥스테이 '잊음' 안에 들어서
책 매개로 소통·관계 맺는 공간
독서모임·낭독회 등 진행 계획

문정민 기자 minss@idomin.com 2017년 12월 12일 화요일

통영 유명 관광지 동피랑을 마주 보는 서피랑. 서쪽 벼랑 끝을 일컫는 언덕은 소설가 박경리가 나고 자란 곳이자 음악가 윤이상의 유년시절 등굣길이다. 한국전쟁 중 피난 온 화가 이중섭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술과 음악의 여운이 곳곳에 녹아 있는 서피랑에 문학으로 움튼 이야기가 흐른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한편에 조그마한 동네 책방이 생겼다. 명정동 충렬사 맞은편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잊음'과 같은 공간에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둥지를 틀었다.

100년의 시간이 지나간 '잊음'은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요 배경인 하동집이 모태다.

통영 서피랑 동네책방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책방지기 박정하 씨.

지난 2015년 6월부터 독채 펜션으로만 활용됐던 숙박공간은 동네 책방으로서 기능도 할애됐다. '잊음'은 일상의 상처나 괴로움 따위 잊고 독서와 휴식으로 빈 마음을 채운다는 뜻을 담았다. 비움과 채움의 의미에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더해졌다.

책방 이름이기도 한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는 단순히 책을 판매하지 않는다. 책을 읽은 느낌과 경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사람을 잇는다. 책을 읽는 시간과 분위기를 파는 셈이다. 책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야기'다.

통영 지역 출판사인 '남해의 봄날'이 운영하는 '봄날의 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일한 이병진(33) 씨와 부산 어린이 전문 서점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 등을 읽어줬던 박정하(27) 씨가 책을 매개로 한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 3일 함께 문을 열었다.

책방이 탄생하기까지 '잊음'에서 매니저로 활동하는 장윤근(27) 씨 도움이 컸다. 서피랑에서 나고 자란 윤근 씨가 숙박 손님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두고 활용방안을 고민한 끝에 이들에게 책방을 제안한 것.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책들이 진열된 한옥스테이 '잊음'의 정원.

'잊음지기'로 통하는 윤근 씨가 문화예술인이 태어나고 거쳐간 서피랑과 역사와 가치를 지닌 한옥이 문화적 감성을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을 녹였다.

작은 방 2개와 큰 방 1개, 부엌 겸 거실로 이뤄진 '잊음'에는 방마다 놓인 책장에 다양한 출판물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잊음' 주인장이 읽었던 서적과 손님 또는 지인이 기증한 책들이다. 책방이 들어서면서 통영의 문화와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을 비롯해 시, 소설 등 문학과 그림책 300여 권이 채워졌다.

정하 씨가 주로 책방지기로서 역할을 도맡는다. 정하 씨는 본인을 '북텐더'라고 소개한다.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가 바(bar)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듯이 책을 연결 고리로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했다.

서피랑 한옥스테이 '잊음' 내부에 들어선 동네책방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정하 씨는 책방을 찾은 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각자 품은 사연과 내재된 기억을 이끌어 낸다. 그가 추천하는 '좋은 책'이라 함은 다양한 감정을 만날 수 있는, 마음을 읽게끔 하는 책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해가 머무는 시간에만 문을 연다. 기호에 따라 따뜻한 차도 곁들일 수 있다. 낭독회와 독서모임,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역과 사람, 문학의 거점 공간으로 사랑방 구실을 할 예정이다.

정하 씨는 "혼자 살기 어려운 각박한 세상에서 책과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의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연결다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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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민 기자

    • 문정민 기자
  • 경제부 기자입니다. 유통.공공기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보나 문의 내용 있으면 010-2577-1203 연락주세요.